부산경실련 "항만공사 통합 중단하라…부산항 자율성부터 보장해야"
부산경실련 "항만공사 통합 중단하라…부산항 자율성부터 보장해야"
  • 부산취재팀 / 조용수
  • 승인 2026.07.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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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만공사는 재중앙집권"…"BPA 독립성 강화가 우선"
"부산항은 부산의 자산…통합 아닌 분권이 경쟁력"

 

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통합한 '한국항만공사(가칭)' 설립을 검토하는 가운데 부산지역 시민사회가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부산항만공사(BPA)의 독립성과 경영 자율성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만별 기능과 경쟁력이 다른 상황에서 획일적인 통합은 국가 항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재중앙집권'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해양수산부를 향해 "4대 항만공사 통합과 한국항만공사 설립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부산경실련은 부산항과 광양항, 인천항, 울산항이 각각 서로 다른 기능과 배후경제권을 가진 만큼 단일 공사 체제로 통합하는 것은 항만 운영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산항은 컨테이너 환적 중심, 광양항은 배후산업과 연계한 종합물류,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 물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취급 화물과 운영 방식, 배후 산업이 서로 다른 항만을 하나의 기관으로 묶으면 현장 대응력과 항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은 항만 정책의 현장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항만공사 통합은 정부 정책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세계적인 항만 운영 추세가 지방정부 중심의 분권형 체제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은 재중앙집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부산경실련은 해외 주요 항만의 운영 사례도 제시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로테르담시가 항만공사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도 지방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구조인 반면, 부산항만공사는 국가가 100% 출자한 공기업으로 부산시의 지분 참여가 전혀 없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부산항만공사의 경영 자율성 부족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실련은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매출 4,049억원과 당기순이익 439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익 상당 부분이 정부 배당금으로 국고에 환수되고 있다"며 "해외 투자나 신규 사업도 해양수산부 승인과 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구조여서 글로벌 항만 운영사와 경쟁하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시와 경남도는 부산항 운영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지만 지분 참여는 물론 항만위원 추천권도 제한적"이라며 "부산시와 경남도의 지분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 추천 항만위원 비율을 확대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실련은 정부에 ▲4대 항만공사 통합 및 한국항만공사 설립 논의 중단 ▲항만공사법 개정을 통한 부산항만공사의 독립성과 경영 자율성 보장 ▲임원 인사권의 지방 이관 ▲부산시·경남도의 지분 참여 및 지역 추천 항만위원 확대 ▲부산항만공사의 주식회사형 공기업 전환 ▲가덕도신공항·부산신항·동남권 광역철도를 연계한 '트라이포트' 전략 추진 ▲4대 항만공사 협의체의 정례화 등을 요구했다.

조용언 부산경실련 공동대표는 "항만공사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개별 항만공사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훨씬 크다"며 "정부는 통합 논의를 중단하고 부산항의 자율성과 지역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항만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노동계에 이어 시민사회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부산항만공사 노동조합을 비롯한 전국 4개 항만공사 노조는 통합 반대 공동행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부산지역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통합 추진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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