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 "4개 항만공사 통합 즉각 중단"…반대 여론 전국 확산
박성현 시장 이어 시의회도 철회 촉구…"광양항 경쟁력·지역균형발전 훼손"
정부가 검토 중인 전국 4개 항만공사(PA) 통합 추진에 대한 반발이 여수를 넘어 광양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수광양항이 위치한 여수시의회에 이어 광양시의회까지 통합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항만공사 통합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28일 열린 제349회 임시회에서 성명을 채택하고 정부의 여수광양·부산·인천·울산 등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항만공사 통합은 단순한 공공기관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가 물류체계와 항만별 성장전략, 지역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부산항, 인천항, 울산항, 여수광양항은 물동량 구조와 배후산업, 발전 전략이 모두 다르다"며 "각 항만의 특성을 반영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체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의회는 광양항이 전국 수출입 물동량 1위를 기록하는 국가 핵심 물류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북극항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만공사 제도는 항만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지역 산업과 도시계획, 고용, 환경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항만정책은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물류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양시의회는 정부에 ▲4개 항만공사 통합 계획 즉각 철회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 구성 ▲충분한 공론화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박성현 시장도 "광양항 생존권 위협"
이번 시의회의 반대 성명은 박성현 광양시장이 지난달 공개적으로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과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총장을 지낸 박 시장은 앞서 "정부의 독단적인 항만공사 통합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가 균형발전과 광양항의 독자적 생존권을 위해 통합 논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박 시장은 "광양항은 대한민국 최대 수출입 물류 관문 가운데 하나로 제철·석유화학 산업을 뒷받침하는 국가 핵심 항만"이라며 "통합이 강행되면 광양항이 구축해 온 수출입 관문 기능과 특화 전략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부산항은 환적,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벌크, 여수광양항은 수출입 산업물류라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획일적인 통합 운영은 항만별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역 반대 여론 전국으로 확산"
항만공사 통합을 둘러싼 반대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부산에서는 부산항만공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잇달아 통합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울산에서도 항만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인천지역에서도 통합을 비난하며 정부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앞서 여수시의회가 통합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여기에 여수광양항이 위치한 광양에서도 시장과 시의회가 연이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논의는 부산과 울산, 인천, 전남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지역 현안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항만업계에서는 항만공사가 단순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지역 항만의 투자와 개발, 배후단지 조성,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인 만큼, 통합 여부는 조직 효율성보다 국가 항만정책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