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예인선 전복·침몰사고에서 침몰선체 위치를 확인하는 데 6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양경찰의 수중수색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해경이 220억원 이상을 투입해 개발한 자율무인잠수정이 최종 실증 과정에서 기체 2기를 잃으면서 현장 사업화 시점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선박 전복·침몰 사고는 모두 59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고로 89명이 숨지고 60명이 실종돼 사망·실종자는 총 149명에 달했다.
수중수색 역량의 한계는 지난 9월 2일 부산 오륙도 동쪽 약 9㎞ 해상에서 발생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전복·침몰 사고에서도 드러났다.
사고 선박은 전복된 뒤 약 2시간 만에 완전히 침몰했으며, 침몰 해역의 수심은 약 87m에 달했다. 사고 발생 6일 뒤인 9월 8일에야 해군 무인잠수정(ROV)을 통해 침몰선체 위치가 확인됐다.
특히 수심 87m는 해경의 통상적인 해저수색 범위인 60m를 넘어서는 수준이어서 해군 무인잠수정과 국립해양조사원 조사선, 민간 탐사업체 등이 수색에 투입됐다.
침몰선체의 신속한 위치 확인은 선체 내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를 찾고 구조·인양 계획을 세우기 위한 핵심 요소다.
그러나 해경이 현재 운용하는 사이드스캔소나 등 수중탐색 장비는 파고와 조류, 수심 등 해상환경에 따라 운용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1년부터 ‘자율무인잠수정 및 운용시스템 개발’에 총 220억2200만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연구개발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 늦어진 올해 6월 종료됐고, 최종 실증시험 과정에서 무인잠수정 2기가 유실되면서 충분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연구기관이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화 시기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문 의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술 확보에 비해 실제 구조현장 활용과 사업화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20억원 이상을 투입한 기술이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고 해역에서 활용되도록 후속 실증과 장비 확보, 현장 운용체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해양사고 발생 시 구조세력이 신속하게 도착하더라도 침몰선체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면 인명구조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20억원 이상이 투입된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구조현장에 투입돼 운용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와 현장 활용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어선과 반복 사고 선박 등을 대상으로 수중음향 위치발신장치와 같은 새로운 탐지기술을 시범 도입하고, 해군 등 관계기관과의 공동 수중수색 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최근 해양사고가 대형화·심해화하면서 수색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사고 수심과 조류, 해저지형 등에 따라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다양한 탐색수단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티엔에스캐처호 사고처럼 해경 자체 수색 범위를 넘어서는 수심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군·국립해양조사원·민간 전문기관의 장비를 신속하게 연계할 수 있는 상시 협력체계 구축도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