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군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둘러싼 초대형 수주전에서 한국이 기술력과 산업협력 패키지를 앞세워 본격적인 승부수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했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귀국 직후 “한국 잠수함 기술력이 경쟁국 대비 우위에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며, 정부와 민간이 결합된 ‘원팀 코리아’ 전략을 강조했다.
캐나다가 추진 중인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도입 이후 유지·보수(MRO)까지 포함할 경우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세계 최대급 잠수함 획득 사업이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독일 잠수함 업체와 함께 최종 결선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캐나다 측이 한국과의 산업 협력을 통해 기술·운용·정비 전반에서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캐나다 정부뿐 아니라 주요 기업 인사들과 동석한 자리에서 협력 의지를 직접 확인한 점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산업과 연계한 장기 파트너십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는 잠수함 건조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정비·개량·훈련 체계를 중시하는 서방 해군 조달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다만 경쟁 구도는 만만치 않다. 캐나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독일과 오랜 안보·산업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한국 잠수함 기술 역시 과거 독일 설계 기반 위에서 발전해 왔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강 비서실장은 “NATO 체계 안에서의 기존 인식이라는 장벽이 존재하지만, 산업 협력과 기술 이전, 현지화 전략으로 충분히 돌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과 도출 시점은 빠르면 6개월, 길게는 1년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며, 향후 캐나다 측의 방한 실사와 추가 협의도 예정돼 있다.
국내 조선·해양방산 업계는 이번 CPSP를 단일 계약 이상의 의미로 보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북극항로와 대서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작전 환경을 갖고 있어, 극저온 운용 경험과 고신뢰 추진·센서 통합 기술이 중요하다. 한국 조선사들이 축적해 온 잠수함 건조 경험과 체계 통합 능력이 서방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나다 수주는 북미·유럽 해군 시장 진입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성공할 경우 후속 잠수함·수상함 사업까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사 외교는 해양방산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노르웨이 방문에서 1조3000억 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 수출 성과를 거두며, 북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 방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흐름을 확인했다. 이는 잠수함을 포함한 해양무기체계 분야에서도 ‘한국 검토론’을 확산시키는 촉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한 산업·안보 동맹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한국 조선·해양방산이 서방 핵심 해군 시장에서 ‘신뢰 가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향후 1년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