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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극항로를 대비하라⑧…북극항로, 전략적 기회인가 글로벌 함정인가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의 조건
기고/ 북극항로를 대비하라⑧…북극항로, 전략적 기회인가 글로벌 함정인가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의 조건
  • 해사신문
  • 승인 2025.07.22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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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황호 선장/ 전국외국인근로자사회적협동조합 감사 및 전 해운선사 대표


'북극항로'는 앞으로 글로벌 해운산업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이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대통령선거의 주요 공약으로도 여야가 주목하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이와 관련한 선원들의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 선장 출신인 전문가로부터 이와 관련한 조언을 본지에서 8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지구 온난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해상 실크로드,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 NSR). 수세기 동안 얼음에 갇혀 있던 북극이 인간의 항해를 허락하며, 수에즈 운하를 대신할 새로운 무역 루트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거리 단축의 문제가 아니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 지정학, 해상안전, 보험과 국제법이 복잡하게 얽힌 다차원적 공간이다.

러시아의 철저한 통제 속 NSR 운영

북극항로 중 핵심인 NSR은 러시아의 배타적 관할 하에 있으며, 운항을 위해서는 엄격한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항해 30일 전 온라인 신청은 기본이고, Ice-Class 인증, 항해계획서, 선박보험 등 수많은 문서가 요구된다. 운항 중에도 쇄빙선 지시사항은 절대적이며, 위치 보고 등 지속적인 통제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행정 절차는 해양안보 차원을 넘어, 북극항로 자체가 정치적 통제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하면, 아무리 기술적 준비가 되어 있어도 이 바닷길은 닫혀 있다.

Polar Code, 극한 해역의 안전을 규율하다

IMO의 Polar Code는 극지 해역 항해를 위한 국제적 안전 규범이다. 선박 구조, 장비, 승무원 훈련, 환경보호까지 아우르는 이 규정은 NSR 운항 시 필수 준수사항이다. Ice Radar, VDR, ECDIS 등 필수 항해 장비의 정비는 물론, 선장과 항해사의 Polar Waters Certification 수료 여부도 중점 점검 대상이다.

또한 러시아 항만국 통제(PSC)는 국제 평균보다 훨씬 더 엄격하며, 규정을 위반할 경우 고액의 벌금 또는 최대 3년간 NSR 통과 금지라는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한국 선사들의 도전과 진척

한국은 북극항로 개척에 선도적으로 참여해왔다. 2013년 현대글로비스가 처음으로 NSR을 통과했고, 이후 대한해운, 팬오션, SK해운 등 국내 대형 선사들이 다양한 실험 운항을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해빙 변동성, 지정항만 인프라 부족, 보험료 부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등으로 상업적 정기 항로화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NSR의 운항은 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되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외국 선사들이 관망세로 전환했다.

국제 해운 시장의 엇갈린 시선

국가별 입장은 뚜렷하게 갈린다. 러시아는 자국 자원 운송과 북극 개발을 위해 NSR 개발에 적극적이며, 이를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Ice Silk Road)’로 명명하며 일대일로와 연계해 북극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일본은 수출입 물류 다변화를 위해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이다.

반면 유럽국가들은 환경단체의 반대, 기후 리스크, 러시아 의존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회와 위험, 북극항로는 여전히 양날의 칼

북극항로는 항해 시간 단축, 탄소 배출 절감, 자원 수송 최적화라는 명백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해빙의 연간 변동성, 제한된 인프라, 보험 사각지대, 러시아 중심 통제 구조는 상업적 지속 가능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 NSR을 연간 통과하는 선박 수는 100척 내외로, 대부분이 러시아 국적의 LNG선이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을 감안하면, 이는 아직 북극항로가 미성숙한 항로임을 의미한다.

초국가적 협력 없이 미래는 없다

북극항로는 단일 국가의 도전이나 특정 선사의 투자만으로는 안정적인 항로가 될 수 없다. 이 항로는 철저히 국제 정치와 협력의 장이다. 선장과 항해사는 단순히 항해 기술자가 아니라, 국제법과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해양 외교관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북극항로 구축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중심의 다자간 협력 체계 구축 △IMO 차원의 통일된 운항 지침 및 정보 공유 시스템 확립 △선사 간 데이터 공유 및 극지 인프라 공동 투자 확대 △각국 정부의 외교적, 기술적 협력 체계 강화 등이 필수적이다.

북극항로는 가능성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정의 시작일 뿐

북극항로는 단순히 바다 위의 선이 아니라, 인류가 기후변화에 직면해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다. 기술, 환경, 정치, 안보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 복합 공간은 단단한 협력과 철저한 준비 없이 결코 우리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한국 해운업계와 정부는 이제 '최단 거리'가 아닌 '최적 항로'를 고민할 때다. 극한의 바다에서 진정한 승부는 속도가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적 지혜로 판가름날 것이다. 북극항로는 인류의 미래이자, 우리가 얼마나 지혜롭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다.


<신황호 선장은 1957년 생으로 국립목포해양대학교(옛 목포해양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최근까지 유조선 선장으로 승선했다. 해운선사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전국외국인근로자사회적협동조합 감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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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수 2025-07-22 15:09:07
해기사출신중 북극항로를 몸소체험하신 엄청난 경험담을 지면을 통해서 수많은 해양인들에게 베풀어 주신데대해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때론 초등학생의 경험담이 박사님의 이론보다도 유용할때가 있습니다
앞으로 북극항로로 항해할수도 있는 대한민국 해기사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신황호선장님의 북국항로 기고문 8편을 실어준 해사신문께도 고맙다는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