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부산 이전이 선결과제”…산은 회장, ‘이전→민영화’ 순서 못 박았다
“HMM 매각, 부산 이전이 선결과제”…산은 회장, ‘이전→민영화’ 순서 못 박았다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02.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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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을 둘러싼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기조가 명확해졌다. “부산 이전이 가장 선결과제”라는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HMM 민영화 로드맵은 사실상 ‘부산 이전 완료 이후’로 재정렬되는 분위기다. 다만 HMM 육상노조는 강력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전·매각 이슈가 산업정책과 노사 갈등이 교차하는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MM 부산 이전이 가장 선결 과제”라며 “정부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장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부산 이전이 완료된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조건 가격 중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적 해운사로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기능할 것인지를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 지분 매각을 통한 회수 극대화가 아니라, 산업정책적 관점에서 국적선사의 역할과 지속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판단하거나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따로 움직이는 일은 없다”며 관계기관과의 협의 기조를 분명히 했다. 현재 HMM 지분은 산업은행 35.42%, 한국해양진흥공사 35.08%로 양 기관이 공동 최대주주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박 회장은 “HMM을 당장 매각해 산업은행만 이득을 보겠다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며,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매각 시점과 방식이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대통령이 HMM 부산 이전을 직접 언급한 흐름과 맞물린다.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해수부 이전, 해사법원 설치에 이어 HMM 이전도 곧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해양수도 전략의 산업 확장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HMM 부산 이전과 민영화가 사실상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묶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전 완료 시점이 곧 매각 로드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HMM 육상노조는 “확실한 실익이 없는 이상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수도권에 고객과 협력사가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본사 이전이 오히려 경영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성철 HMM 육상노조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80~90% 이상의 고객이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시너지가 날 수 없는 곳으로 가서 시너지가 난다고 하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며 “명확한 지원책이나 보상안 없이 이전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강경 대응 기류도 감지된다.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전 논의가 노사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본사 이전 문제가 아니라, 해운산업의 구조 재편과 국적선사 정책의 방향성을 가르는 시험대라고 평가한다.

한 해운정책 전문가는 “해수부 이전이 행정 기반 구축이었다면, HMM 이전은 산업 중심축 이동”이라며 “구성원 합의와 정치적 논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책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부산은 항만·해운·금융·물류 기능이 집적된 해양 클러스터로 위상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구성원 합의 없이 속도전에 나설 경우 조직 안정성과 인력 유지 측면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진 회장이 제시한 “부산 이전 선결” 원칙은 매각 일정에 사실상 브레이크를 건 동시에, 정부 해양수도 전략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노조 반발이라는 현실 변수 속에서, 향후 정부가 어떤 지원책과 설득 논리를 제시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HMM 이전과 매각은 이제 단순한 기업 이슈를 넘어, 국적선사의 정체성과 국가 해운산업 정책의 방향을 가르는 중대 분기점에 서 있다.

한편, 박성진 회장은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이전과 관련한 일정을 3~4월에 전달할 것이라는 의견도 밝히면서, 이전 일정이 급박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항해운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한국해운협회가 이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고 회원사에 부산 이전 여부를 묻는 공문도 발송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해운업계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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