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해운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한국해운협회(회장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가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추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국가 해운산업의 근간을 지킬 수 있도록 인수를 전면 철회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해운협회는 지난 10월 2일 포스코그룹 회장 앞으로 제출한 건의서에서 “현재 글로벌 해운시장은 초대형 선사 중심의 과점 체제로 재편되고 있고,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해운국은 자국 선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서 철강 중심의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는 것은 전문적인 해운경영이 어렵고, 오히려 국가 해운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해운협회는 건의서에서 포스코의 과거 해운업 실패 사례도 명확히 언급했다. 포스코는 과거 거양해운을 설립해 해운업에 진출했지만, 자가화물 운송 중심의 한계를 넘지 못해 결국 한진해운에 매각하며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또한 협회는 세계 3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질 발레(Vale)의 사례를 인용하며, “발레 역시 초대형 벌크선(VLOC)을 직접 발주하며 해운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해당 선박을 매각하고 해운사업에서 철수했다”며 “비(非)해운기업의 해운업 진출은 구조적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운협회는 포스코의 인수가 물류비 절감 등 경영효율 측면에서도 실익이 낮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자가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해운 생태계의 경쟁구조를 무너뜨리고, 한국 해운산업의 근간을 와해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HMM은 단순 민간기업이 아닌,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대주주로서 공공적 성격을 가진 ‘국민 해운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운협회는 지난 2022년 4월 체결된 포스코플로우와의 협약(MOU)을 언급하며, “당시 체결된 국적선 수송 확대 노력, 해운법·공정거래법 준수,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당시 포스코는 국내 해양계의 반발에 부딪히며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협회는 또한 “해운산업은 철강·제조·수출입산업을 포함한 국가 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산업 간 경쟁이 아닌 상생 협력 모델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해운업계와 학계 역시 포스코의 HMM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해운경제 전문가에 따르면, “HMM은 단순히 특정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로 전락할 기업이 아니라, 국가 물류안보를 지탱하는 국민 해운기업으로 키워야 한다”며 “정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도하는 공공-민간 혼합형 지배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협회의 이같은 건의서와 더불어 해운산업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도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해 이를 반대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수부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해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