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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협회가 주도한 포스코와 상생협약 "잘했다"
해운협회가 주도한 포스코와 상생협약 "잘했다"
  • 해운산업팀
  • 승인 2022.06.30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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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수부 차관은 물론 양측 모두 우뢰와 같은 박수 보내
해운업 진출 공식 포기하고, 영원한 파트너사로 남기로
당시 협약식.
당시 협약식.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은 해운선사로서는 생존권을 걸고서 막아야 할 중차대한 일이다. 특히, 포스코를 비롯한 거대기업의 해운업 진출은 기존 해운선사에게는 사형선고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저지해야만 한다.

지난 2020년 4월에 포스코가 물류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포스코의 물량을 실어나르는 해운선사들로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를 막지 못한다면 해운업 진출로 이어져 기업의 존폐 위기 상황에 처한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외항해운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해운협회(당시 한국선주협회)에게 회원사를 보호하기 위한 특명(?)이 떨어졌다. 쉽게 말해서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을 철회시키고, 상생발전하는 협력방안을 찾아서 이를 명백하게 못박으라는 주문이다.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을 막지 못하면, 한전과 가스공사 등에서도 봇물처럼 물류자회사 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해운협회로서는 긴장감 마저 감도는 시기였다.

결론적으로 2년이 지난 올해 4월 8일 한국해운협회 대회실에서 포스코플로우 김광수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해운협회와의 상생협약 MOU를 체결하면서 "영원한 파트너사인 해운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앞으로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약속했다. 2년간 이어진 숨가빴던 포스코와의 밀당(?)에서 약자인 외항해운업계가 사실상 승리(?)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 중심에 해운협회 직원들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협약식에 참석한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은 "포스코플로우와 해운선사들이 상생발전을 약속하는 좋은 자리다. 해수부도 양측이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취지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대한민국 해운재건정책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면서, 양측의 상생협력을 도모한 엄 차관으로서도 뜻깊은 자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협약식 내내 엄 차관을 비롯한 포스코플로우와 외항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상호의견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포스코플로우 MOU 체결 과정>>

본지가 입수한 '포스코플로우 MOU 체결 과정'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포스코가 물류자회사 설립 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를 철회하기까지 해운협회는 포스코 측과 수차례나 만남을 가지면서 협상을 진행해왔다. 사실상, 포스코의 운송을 맡고 있는 개별 선사 입장에서는 포스코와 이러한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해운협회 차원에서도 단독으로 포스코 측을 압박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를 비롯해 선원노동계와 항만물류업계, 연안해운업계 등 관련산업계, 부산과 인천을 비롯한 해운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에게도 도움과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와 국회에도 지원을 요청하며 포스코를 압박했다. 포스코 측은 구두로 해운업 진출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었지만, 외항해운업계로서는 협약서 등 확실한 보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해운협회의 노력으로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슈로 거론되었으며, 여야 농해수위 의원들과 해수부 장관 등이 포스코를 질타했고, 11월 포스코는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발표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해운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운담합' 문제에 대응하면서, 포스코와의 협력문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포스코는 다음해인 2021년 12월에 물류자회사 설립 대신에 포스코터미널(현재 포스코플로우)에 그룹의 물류기능을 통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해운협회는 다시 포스코 측은 물론이고, 국회와 정부에 이에 대한 철회를 요청했다. 물류자회사 설치를 철회시켰지만, 물류기능을 통합한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도 이를 철회시키기 힘들다는 통보를 해왔다. 올해 1월 열린 해운협회 정기총회에서도 상생협약을 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도 포스코는 구두로만 약속할 뿐 협약서 체결에는 부정적이었다.

포스코터미널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김광수 현 포스코플로우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협약체결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해운협회와 포스코터미널의 실무협상이 벌어지고 협약서 작성에 들어갔으며, 정태순 회장에게 속속 보고가 들어갔으며, 코로나19로 대면으로 모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포스코 관련선사를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사전 협의를 거쳐 마침내 4월 8일 상생협약서를 체결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상생협약은 그동안 구두로만 해운업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당시 해수부 차관이 자리한 가운데 대내외에 문서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그 공신력의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해운협회와 포스코 측은 이번 협약체결로 선화주간 상호 이해증진은 물론이고, 애로 사항 해소와 개선 방안을 공동으로 발굴해 추진한다는 방침을 이날 밝혔다.

김광수 사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포스코가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종합물류플랫폼을 영원한 파트너사인 국적선사는 물론, 하역사, 물류사 등과 공유하여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광수 사장은 그동안 양측의 노고에 대해 격려하면서, 협상 파트너인 해운협회에 대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으로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영무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년여 간의 협상을 거쳐 이루어낸 성과로 평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련선사 대표들도 협약식에서 앞으로 포스코와의 진정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성과를 축하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보면, 해운협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자세하게 살필 수 있다.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존폐 마저도 거론되는 사안에 대해 모 인터넷매체가 김영무 부회장이 아들 취업을 미끼로 이용했다는 기사에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해운협회와 함께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을 저지해왔던 해양업계와 지역사회의 노고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아쉬움을 넘어 허탈해 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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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 2022-07-01 14:51:15
협회의 요청인지 해운매체들이 copy & paste성 기사네!!! 사람이 들고 나갈 때를 알아야 하거늘. 천년만년 해먹을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