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례적인 지연이 발생하면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 전 전 장관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국회에 도착했지만, 실제 수색이 시작된 것은 2시간여가 지난 오전 11시 20분이었다. 수사 인력이 현장에 도착한 지 약 2시간 20분이 지나서야 PC 파일 확보 등 강제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의 국외 출장으로 통지 절차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지만, 수사 개시까지 장시간 공백이 발생한 점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변호인 등 강제수사에 대비한 인력이 현장에 도착했고, 일부 취재진 사이에서는 의원실 내부에서 기계 작동음이 들렸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증거 인멸 의혹이 불거졌다. 문서를 파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이다.
경찰은 전 전 장관의 자택과 의원실을 포함해 통일교 관련 10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으나, 의혹의 핵심 물증으로 지목된 고가 명품시계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에는 전 전 장관이 2018년 무렵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장관의 의원실 압수수색은 약 4시간가량 진행돼 오후 3시 5분께 종료됐으며, 경찰은 확보한 휴대전화와 PC 자료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소환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전 장관은 같은 날 저녁 취재진과 만나 “통일교로부터 그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재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정을 보완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며, 정리되는 대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교와 관련된 사진을 게시하면서 의례적인 행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과거 정치권 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대비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사례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압수수색 지연 경위와 함께 전 전 장관 관련 금품 전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확보된 디지털 자료를 통해 증거인멸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