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로부터 최대 15척의 쇄빙선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며 북극 항로 전략과 미국 쇄빙선 전력 확장 계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핀란드는 쇄빙선을 매우 잘 만든다”며 “이미 핀란드 대통령에게 구매 제안을 했다. 의회에는 알리지 않았는데, 그래서 아마 탄핵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발언해 논란을 예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항로가 점차 개방되면서, 미국은 자국 쇄빙선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5척을 논의 중이며, 그 중 중고 선박 한 척은 당장 구매 가능하다”며 “미국은 쇄빙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부를 조달할 수 있다면 좋은 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대통령 알렉산데로 스투브와의 3월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의지를 밝힌 바 있으며, “그때도 협상을 시작했고, 이번에 본격적으로 제안을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현재 2척의 극지 쇄빙선을 운용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8~9척의 극지 선박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언급한 핀란드산 쇄빙선은 상업 운송용으로 설계된 ‘발트해 전용 선박’으로, 북극 장기 작전이 주 임무인 미 해안경비대와는 운용 목적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해양 전문 매체 gCaptain은 “폴라리스(POLARIS)와 같은 핀란드 쇄빙선은 고속운항과 단기 항차에 특화되어 있으며, 미국의 극지 작전 구조와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마치 스포츠카로 이사를 도우려는 격”이라는 비유로 선형 불일치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보고하지 않고 협상했다”는 발언은 미국 내에서 의회 재정권 침해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단독 구매 협상이 헌법상 권한을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하며,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실제 미국 해안경비대는 아직 핀란드나 다른 외국 조선소에 대해 구체적인 대량 발주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현재는 민간 쇄빙선 구매 가능성을 타진하는 ‘정보 요청서(RFI)’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허드슨연구소의 리셀로테 오드가르드와 티머시 월튼 박사는 최근 NATO 보고서에서 “쇄빙선은 단순한 구조물 보급이나 수색·구조 목적을 넘어, 극지에서 무인 수중/항공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미래형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로운 쇄빙선이 헬리콥터 갑판, 무인기 수납고, 센서 투하 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적성국의 잠수함 감시, 극지 통신 중계, 기뢰 투하 등 다기능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쇄빙선 확보는 군사적 존재감을 확장하고 북극 영유권을 수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핀란드산 선박은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조선업체와도 동시에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의 데이비(Davie) 조선소는 핀란드 헬싱키 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텍사스에 쇄빙선 생산 거점을 조성 중이며, 미국 내에서도 쇄빙선 건조역량 확충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핀란드 쇄빙선 도입 추진’은 미국의 북극 전략과 연계된 국방·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동시에, 국내 정치적 파장과 실효성 논쟁을 낳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공식 발주 여부, 의회의 승인 과정, 핀란드 측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이번 발표의 실질적 성과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