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해양수산부를 오는 12월까지 부산으로 이전하라고 공식 지시하면서 지역 간 찬반 여론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부산지역은 해양도시로서의 기능 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종·충청·인천 등 타 지역과 해수부 내부에서는 절차적 정당성과 기능 분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지시는 지난 6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뤄졌으며, 이 대통령은 “해수부 부산 이전은 더 미룰 수 없다”며 “신축이 아닌 임대 청사를 활용하더라도 연내 이전을 완료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부산 출신의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과 맞물리며 본격적인 이전 드라이브로 해석되고 있다.
부산지역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부산시는 물론 해양산업계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해양수산정책의 현장 중심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며 “이전이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국가 해양력 강화의 시금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도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며 힘을 보탰다.
반면, 세종과 충청권의 반발은 거세다. 충청권 4개 광역의회는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공동 대응을 선언했고, 세종시는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지시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민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 과제를 무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해수부 노동조합도 내부 설문조사 결과 86%가 이전에 반대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 지역도 불만을 드러냈다. 인천시와 시민단체는 “부산만 해양도시냐”며, 해양정책의 수도권 중심 기능 일부를 인천으로 분산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인천항은 북방 물류 및 재래항 기능을 수행하는 전략적 항만임에도 정책 소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해수부 본부가 아닌 지방청으로서의 역할 제한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PK(부산·경남) 지역 민심을 겨냥한 속도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해수부 이전은 윤곽이 드러나지 않다가 총선을 앞두고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이나 행정적 설계 없이 추진될 경우 지역 갈등과 정책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단순한 이전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 조직 개편, 기능 재배치, 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해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며, “속도보다 방향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향후 국정기획위원회와 협의해 구체적인 이전 절차 및 시기, 인력 배치 방안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각 지역과 이해관계자들 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상징 뒤에 남은 행정력 공백과 지역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