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화주 기업들이 해운업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해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외항해운업계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해양수도 부산에서도 시민단체 위주로 이를 결단코 막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제2의 포스코'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암모니아 추진선을 도입해 친환경 해상운송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 제한 규정의 빈틈을 노려 해운업 진출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조선업체인 한화오션이 공시를 통해 "회사명 'Hanwha Shipping LLC'의 해운사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친환경/디지털 선박 기술 검증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해운사를 설립한다는 것이 한화오션의 설명이다.
◆ 해운협회 "롯데글로벌로지스 해운업 진출은 해운질서 혼란 야기"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외항해운업계의 대변 단체인 한국해운협회는 최근 2자물류업체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운업 진출 시도를 규탄하고 나섰다. 2자 물류업체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해운업에 진출하면 해운업계에 끼칠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운송하려는 암모니아 등 화학제품시장의 경우 국내 중견 및 중소 해운선사들이 과거부터 노력의 결실로 인해 일궈낸 주력 시장이기 때문에 해운업계의 걱정이 더 큰 상황이다.
해양수도 부산의 시민단체인 부산항발전협의회 등은 부산지역 중소선사가 줄도산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운업 진출을 기필코 막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논란이 있을 때에도 행동에 나서 이를 저지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바 있다.
부발협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암모니아운반선을 직접 운항하면 부산소재 중소선사 도산 및 해운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롯데 화학계열사와 국내 기업의 암모니아 해상 수송을 위한 선박 수주와 운용을 위해 선박 2척을 척당 1200억원에 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친환경 선박연료공급망 구축방안’에 따라 그린암모니아 수요 및 운송에 관심을 두고 있는 화주인 롯데케미칼는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해 암모니아를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협회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력과 시장지배적 우위를 앞세워 해상운송을 시작하면, 이는 과거 한진해운 사태와 같이 국가 공급망 위기 요인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수부에 2자 물류업체의 해운업 진출에 따른 해운시장 교란행위를 방지를 위한 계도 조치와 현재 해운법에 명시되지 않는 대량화물 기준에 암모니아, 에탄올 등의 친환경 대체 연료를 포함하는 해운법 시행령 제13조 개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 한화오션, 해운사 설립 속도내…美 법인 통해 지분 인수 추진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총 3600억원을 투자해 미국 LNG 개발업체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 Corporation) 지분 13.7%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법인을 통해 넥스트디케이드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이 지분 100%을 가진 미국 법인인 'Hanwha Ocean USA International LLC'이 넥스트디케이드의 지분을 확보하면 한화가 최대주주가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의 신사업이 윤곽을 나타내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1조5000억원이 본격적으로 집행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해운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해운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화오션의 해운업 진출 움직임에 대해 아직까지 해운산업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과 대형화물을 앞세워 대기업의 해운업 진출이 가시화된다면 국내 해운선사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해수부 등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