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산 경유 수입 논란…미 의회, 은행·항만 조사 준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허용하면서 미국 의회에서 관련 거래에 대한 조사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주요 은행과 항만당국에 러시아산 경유의 운송·수입·금융거래 관련 기록을 보존하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는 26일 민주당 주요 의원들이 미국 대형 은행 6곳과 주요 항만당국에 러시아산 경유 거래 관련 자료를 보존하도록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을 받은 금융기관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곳이다. 항만당국은 텍사스주의 휴스턴·보몬트·코퍼스크리스티항과 뉴욕·뉴저지항 등이 포함됐다.
이번 서한에는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엘리자베스 워런, 론 와이든,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과 그레그 믹스 하원의원 등이 서명했다.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도했으며,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참여했다.
의원들은 러시아산 경유의 구매와 운송, 수입, 하역, 저장, 금융지원, 유통 등에 관한 계약서와 선적서류, 선박 운항기록, 관련 업체 및 정부 당국자와의 통신 내역 등을 보존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으로 수입하는 행위가 2022년 제정된 러시아산 원유·가스·석유제품 수입금지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관련 제재를 일부 면제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며 국가안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미국 재무부는 해당 합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도 민주당이 국민 생활 개선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몰타 선적 유조선 '아기오이 파넨데스(Agioi Fanendes)'호는 지난 22일 러시아 발트해 프리모르스크항에서 초저유황 경유 4만톤을 선적했다.
이 선박은 뉴욕을 목적지로 표시했으며, 오는 11월 7일 미국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박의 최종 입항지는 변경될 수 있으며, 실제 미국 내 하역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운정보업체 탱커트래커스는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 3척이 미국 항만을 목적지로 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를 통해 국제 유가와 미국 내 연료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의원들은 제재 완화가 러시아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기존 대러시아 제재체계의 실효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관련 거래를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선박 운항과 항만 하역, 금융거래까지 의회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