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PA노조 넘어 노동계 뭉쳤다…‘강제통합 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
“4대 PA노조 넘어 노동계 뭉쳤다…‘강제통합 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
  • 항만산업팀
  • 승인 2026.09.07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PA노조에 한국노총 공공산업노련·전국해양수산노련·공기업정책연대 가세
“항만 자율성 말살하는 시대역행…정부 통합 논리 어느 하나 성립 안 해”
“노정협의 중 기습 발표, 사회적 대화 걷어차”…항만공사법 개정까지 총력 저지

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하자 항만공사 노동조합이 상급·연대단체와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강력한 저지투쟁을 선언했다.

부산항만공사(BPA)·인천항만공사(IPA)·울산항만공사(UPA)·여수광양항만공사(YGPA)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 공기업정책연대와 공동성명을 내고 “지역 자율성을 말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후퇴시키는 4개 항만공사 강제통합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통해 통합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개별 PA 차원의 반발이 공공기관·해양수산 노동계가 가세한 ‘7개 노동단체 통합 저지 공동전선’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들은 정부와 노동계가 공공기관 기능개혁에 대한 노정협의를 진행하는 와중에 충분한 논의를 마치지도 않고 통합안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기습적인 통합방안 발표는 사회적 대화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며, 누군가 정해놓은 답을 위한 요식행위였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통합 명분으로 제시한 ▲지역 항만 연계 강화 ▲수요자 중심 서비스 ▲공통기능 통합을 통한 비용절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부산항은 컨테이너·환적 중심의 글로벌 허브항, 인천항은 수도권 물류와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철강·석유화학 중심의 산업항만으로 각각 시장과 고객, 화물, 배후경제권과 발전전략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노조는 서로 다른 항만을 하나의 조직에 억지로 묶으면 협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이 복잡해지고 항만별 투자 우선순위를 둘러싼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만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4개 법인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부가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해외 성공사례부터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수요자 중심 서비스’ 논리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항만의 실질적인 수요자는 선사와 화주, 터미널운영사, 항만물류기업, 배후단지 입주기업인데 정작 현장의 항만·물류업계에서 통합에 대한 반대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통합공사 본사에 정책·기획과 투자 결정권이 집중되면 현재 개별 PA가 신속하게 결정하는 항로 유치와 인센티브, 항만개발, 배후단지 투자 등이 중앙의 승인과 조정을 거쳐야 한다.

노조는 이를 “현장 위에 또 하나의 ‘옥상옥’을 세우고 지역 항만의 자치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비용절감 논리에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통업무가 있다면 공동구매와 시스템 연계, 공동사업 등을 통해 효율화하면 될 일이지 일부 기능이 겹친다는 이유로 4개 독립법인을 없앨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2011년 해양수산부의 ‘항만공사 운영개선 검토용역’에서도 물리적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조직 대형화와 의사결정 복잡화로 업무효율과 항만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을 들었다.

노조는 “15년 전 검토하고도 추진하지 않았던 통합을 왜 다시 꺼내 들었는가”라며 어떤 기능이 중복되고, 매년 얼마의 비용이 발생하며, 통합으로 얼마를 절감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수치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조직개편과 인사·보수체계, 정보시스템 통합 등에 소요되는 전환비용까지 포함한 비용·편익 분석도 요구했다.

무엇보다 노조는 이번 통합을 항만공사 제도의 근간을 뒤집는 ‘중앙집권으로의 회귀’로 규정했다.

PA 제도는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적인 항만운영에서 벗어나 항만별 전문성과 자율성, 책임경영을 구현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20여 년 만에 다시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의사결정 권한을 중앙에 집중시키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것이다.

노조는 “중앙집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항만공사를 다시 중앙집권화하는 것이 어떻게 개혁인가. 명백한 시대역행”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통합 사례로 거론하는 코레일-SRT와도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동일 철도망에서 같은 고속철도 여객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레일과 SRT와 달리 4개 PA는 서로 다른 지역과 산업·배후경제권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항만공사법 개정까지 막는다”…노동계·지역사회 총력전

특히 정부의 통합 발표 이후 투쟁 전선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4개 PA노조뿐 아니라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 공기업정책연대가 함께하면서 항만공사 통합 문제가 공공기관 및 해양수산 노동계 전체의 현안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지역 시민사회와 항만·물류업계까지 통합 반대에 나서면서 향후 ‘4개 PA노조-상급·연대단체-항만업계-지역 시민사회’가 결합한 범항만 공동전선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명분과 합의 없는 4개 PA 강제통합 즉각 철회 ▲항만 자율성과 전문성을 말살하는 중앙집권적 통합 중단 ▲통합의 객관적인 근거 공개와 사회적 논의 착수를 요구했다.

정부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대응은 국회로까지 이어진다. 노조는 상급·연대단체는 물론 항만·물류업계와 시민사회, 지역사회와 연대해 향후 국회의 항만공사법 개정 과정까지 모든 조직적 역량과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통합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명분 없는 졸속적인 강제통합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쟁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4대 PA 통합 문제는 정부의 단순한 공공기관 조직개편을 넘어 정부 대 노동계, 중앙 대 지역, 통합 대 항만 자율성의 정면충돌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후속 통합 절차를 강행할수록 노정협의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충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