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GC "경고 무시한 유조선 10척 이상 불태웠다"…우회 수송로 총동원, 하지만 공격권
IRGC "경고 무시한 유조선 10척 이상 불태웠다"…우회 수송로 총동원, 하지만 공격권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03.0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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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선원노련
출처 선원노련

 

아람코, 얀부항 강제 선적 통보…UAE 푸자이라 파이프라인도 가동 검토, 하지만 대안 경로도 공격권 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강행한 선박 10척 이상을 미사일로 공격해 불태웠다고 공식 확인했다. IRGC 사령관 고문 에브라힘 자바리는 "해협은 폐쇄됐으며,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봉쇄 선언에서 실제 공격 확인으로 위기 국면이 한 단계 더 높아지자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수송로 확보에 긴급히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안 경로 역시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공격권 안에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IRGC 부사령관 "해협 통과한 10척 이상 미사일 공격으로 불태워"

외신에 따르면, IRGC 해군 부사령관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지 않다는 IRGC 해군의 반복적 경고를 무시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각종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석유 운반선, 상선, 어선의 해협 통과가 불가능해졌으며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IRGC 해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작전 개시 36시간 이내에 적어도 4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다. 팔라우 국적 유조선 'Skylight'는 오만 하사브 항 북방 5해리 해상에서 공격받아 선원 전원이 대피했으며, 인도인 15명과 이란인 5명 등 20명의 승조원 중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마샬제도 국적 원유운반선 'MKD Vyom'은 오만 무스카트 북방 52해리 해상에서 이란제 무인수상정(USV)의 가미카제 공격을 받아 엔진룸에 화재가 발생했고, 'Sea La Donna'와 'Hercules Star'도 공격 피해를 입었다.

영국 해상무역센터(UKMTO)는 Skylight, MKD Vyom, Hercules Star에 대한 공격을 공식 확인하며 아라비아만, 오만만, 북아라비아해, 호르무즈 해협 전역에 걸쳐 중대한 군사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공격받은 선박들이 "표적화될 만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며, 이번 공격이 국적·화물을 불문한 무차별적 '지역 접근 거부(Area Denial)' 목적의 공격 패턴임을 지적했다. 위협 수준은 최고 등급인 '크리티컬'로 격상됐다.

특히 미 해군의 유조선 안전 프로그램(TSP) 소속 미국 국적 유조선 'Stena Imperative'는 바레인 항구에 정박한 상태에서 이란 발사체 2발의 직격탄을 맞아 피격 피해가 항로 통행 중인 선박에 그치지 않고 항만 정박 선박으로도 확대됐음을 보여줬다.

이란의 공세가 격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대응 방침을 즉각 공표했다.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를 통해 걸프 지역 에너지 운송 선박에 보험과 보증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미 이란의 '자마란급(Jamaran-class)' 코르벳함을 이란 남부 차바하르 항구에서 격침하는 등 이란 해군 전력 파괴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P&I 보험 클럽들이 3월 5일부터 해당 지역 기존 계약을 일시 정지함에 따라 민간 선박의 자체 운항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산유국들도 자체 우회 대응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랍라이트 원유 일부 구매자에게 홍해 연안 얀부 항에서 선적할 것을 통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월 기준 하루 약 720만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중 638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East-West Pipeline)은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 시설에서 홍해 얀부 항까지 연결되며, 하루 최대 50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9년에는 NGL(천연가스 액체) 파이프라인을 원유용으로 전환해 하루 700만 배럴까지 처리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얀부 항의 실제 선적 능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얀부의 원유 선적량은 2020년 4월 최고치 기준 하루 150만 배럴 미만에 그쳤다.

미네르바 마린의 원유 운반선 Pantanassa는 3월 28~29일 얀부에서 한국으로 선적하는 계약을 2800만 달러에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통상 운임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아람코는 라스 타누라 국내 최대 정유시설도 드론 공격 이후 가동을 중단했다. ZDNet Korea 에너지 컨설팅사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의 공동창업자 리처드 브론즈는 "NGL 수송 용량 감소와 얀부 터미널의 지속 가능한 선적 속도 문제 등 물류적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UAE도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ADCOP), 즉 하브샨-푸자이라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루 15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을 갖춘 이 파이프라인은 아부다비 유전에서 오만만 연안 푸자이라 항까지 원유를 운송한다. 그러나 푸자이라 항도 이미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방공망이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추산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의 우회 파이프라인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을 하루 최대 260만 배럴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해협을 통해 수출하는 하루 550만 배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회 수송로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복수의 소식통과 애널리스트들은 동서 파이프라인이 이란의 대리 세력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2025년 11월 이후 중단했던 아덴만과 홍해에서의 공격을 재개하며 미국·이스라엘 이해관계와 연계된 상선과 유조선을 겨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두 핵심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서, 얀부와 푸자이라로의 우회 경로마저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이란은 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내 미군 기지뿐 아니라 두바이 국제공항, 쿠웨이트 국제공항, 두바이 항만, 바레인 및 카타르 주거 지역 등 민간 인프라에까지 드론과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걸프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와 항만 시설 전체가 사실상 전선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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