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국가 전략 수출 프로젝트로 격상시키며 본격적인 해사외교전에 돌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 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산업협력과 안보 협력을 연계한 ‘잠수함 수주 지원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며 한–캐나다 해양·방산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강 비서실장은 27일 토론토에서 열린 한–캐나다 산업협력 포럼과 최고경영자(CEO) 대화에 참석해 “양국이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전략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면 상호 호혜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제조 역량과 캐나다의 혁신 기술이 결합할 경우 단순한 교역을 넘어 구조적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현지 산업 참여와 고용 창출, 공급망 기여도를 핵심 평가 요소로 삼고 있는 점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온타리오주는 북미 자동차 산업의 핵심 거점이지만, 최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투자 위축과 일자리 불안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러한 지역 산업의 현실을 언급하며 “잠수함 사업을 매개로 한 산업 협력은 캐나다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잠수함 건조를 단순 방산 계약이 아닌 철강, 조선, AI, 위성통신, 유지·보수(MRO) 등 해사·해양 연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장기 협력 모델로 확장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토론토 일정을 마친 강 비서실장은 오타와로 이동해 캐나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CPSP 수주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70년 전 캐나다가 한국전쟁에서 우리의 자유를 지키는 데 기여했듯, 이제는 대한민국의 잠수함이 캐나다의 세 바다를 잇는 복합 해양안보 환경을 지켜내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밝히며, 동맹의 역사와 해양안보 협력을 연결지었다.
국내외 해사·방산 업계는 이번 특사단 행보를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국가 차원의 수출 해양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건조 물량뿐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유지·보수와 해군 운용 생태계를 포함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수주 성패에 따라 한국 조선·해양 방산 산업의 북미 진출 교두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해사 전문가는 “이번 방문은 잠수함이라는 단일 플랫폼을 넘어, 해양안보·조선산업·공급망·에너지·첨단기술 협력을 묶어 제안하는 전형적인 ‘해사 패키지 외교’”라며 “캐나다가 요구하는 ‘바이 캐네디언’ 기조에 대해 한국이 산업 협력으로 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외교·산업·해양안보를 한 축으로 묶어 전개하는 이번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은, K-조선과 K-해사의 경쟁력이 ‘가격’이 아닌 ‘전략과 신뢰’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