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사전문지 지캡틴은 9일 보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 조선소에서 최대 4척의 북극 안보 쇄빙선(Arctic Security Cutter, ASC)을 건조하도록 승인하는 대통령 각서(Presidential Memorandum)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노후 쇄빙선 전력 보강과 북극 지역에서의 안보·작전 능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각서는 미국 대통령의 법적 권한을 발동해 ‘국가안보 목적에 따른 해외 건조’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 대통령 알렉산더 스투브(Alexander Stubb)와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고 합의서를 공식화했으며, 향후 미국 조선소로의 기술 이전도 추진될 예정이다.
핀란드는 우선 4척의 ASC를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미국 내에서 추가 7척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력과 설계 노하우를 이전한다. 핀란드 총리 페테리 오르포(Petteri Orpo)는 “핀란드 정부와 산업계가 수개월간 협력해 얻은 값진 성과”라며, “이번 협력은 핀란드 해양산업과 국가경제, 고용에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현재 미 해안경비대는 1976년 취역한 대형 쇄빙선 ‘Polar Star’, 중형 쇄빙선 ‘Healy’, 그리고 최근 상업용 선박을 개조한 ‘Storis’ 등 단 3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USCG는 연중 북극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 9척의 ASC가 필요하다고 평가하며, 이번 핀란드 협력이 그 격차를 해소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핀란드 외교장관 엘리나 발토넨(Elina Valtonen)은 “이번 협력은 양국의 공동 목표인 북극 안보 강화와 해양기술 발전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북극과 극지방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동맹의 작전 능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협정은 2024년 7월 미국·캐나다·핀란드가 체결한 ‘ICE Pact’(북극 해양안보 협력 협정)의 연장선으로, 극지 해양기술 및 쇄빙선 생산 협력을 확대하는 구체적 실행 단계로 평가된다.
핀란드 경제부 장관 사카리 푸이스토(Sakari Puisto)는 “핀란드 조선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선과 초대형 크루즈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탄탄한 협력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이번 계약은 핀란드 해양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캡틴은 이번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예산안 ‘One Big Beautiful Bill’과 연계돼 있다고 전했다. 해당 예산에는 약 90억 달러의 해안경비대 지원금 중 35억 달러가 북극 안보 쇄빙선(ASC) 건조에 배정됐다.
또한 USCG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SC는 전장 360피트(약 110m), 폭 78피트(24m) 규모로, 3노트 속도로 3피트(약 1m) 두께의 얼음을 돌파하고 6500해리 항속거리를 확보하는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활동이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이 자국의 해상 영향력과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 진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에는 더 많은 쇄빙선이 필요하며, 저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히며,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한 적극적 의지를 드러냈다.
핀란드 정부는 “미국이 자국 외부에서 쇄빙선을 건조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협력은 양국 간 해양산업과 조선기술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합의는 북극 안보와 해양산업 경쟁력, 그리고 조선기술 협력을 결합한 새로운 국제 해양 파트너십으로, 양국의 장기적 산업적·전략적 이익을 가져올 협력 모델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