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해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쇄빙선 투자에 나선다.
미국 해사전문지 지캡틴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4일,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쇄빙선 함대 확충을 위한 약 90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담은 ‘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의 쇄빙선 전력 강화와 북극항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평가된다.
이번 법안에 따라 미국 해안경비대는 최대 6척의 쇄빙선을 새롭게 확보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극지방 보안 순양선(Polar Security Cutter) 최대 3척 건조에 43억 달러, 중형급 북극 보안 순양선(Arctic Security Cutter) 3척에 35억 달러, 추가로 소형 및 중형 쇄빙선 건조를 위해 8억1600만 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또한, 알래스카 유노(Juneau)와 애닥(Adak) 등 북극 관련 기지의 정박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미국 해군에는 극지 작전 기지 인프라 점검과 개선을 위한 1억1500만 달러가 지원된다. 이는 쇄빙선뿐 아니라 극지 작전 능력 전반의 향상을 꾀하기 위한 포괄적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이 운용 중인 쇄빙선은 ‘폴라 스타(Polar Star)’와 ‘히얼리(Healy)’ 단 두 척에 불과하며, 그중 폴라 스타는 1970년대 취역한 노후 선박이다. 반면, 러시아는 핵 추진 쇄빙선을 포함해 40~57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쇄빙선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북극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해군은 2024년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서의 활동을 통해 미국의 안보 우려를 자극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바탕으로 국내 조선소를 중심으로 쇄빙선을 건조하는 동시에, 캐나다·핀란드와의 ‘ICE Pact’를 통해 해외 기술 및 생산기반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핀란드는 자국 조선소에서 미국 쇄빙선 생산을 위한 법적 예외 허용 방안을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이다.
이번 투자 결정은 단순한 해양안전 확보를 넘어, 북극항로 개척과 자원 탐사, 안보 작전 능력 확보 등 다층적 전략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쇄빙선 함대를 8~9척 수준으로 확장해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영향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미국의 쇄빙선 운용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극 지역에서의 미·중·러 3국 간 해양 전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