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하청노조의 첫 원청 단체교섭 요구 이후 20년 만에 공식 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HD현대중공업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4일 오후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첫 단체교섭 상견례를 개최했다.
이번 상견례는 하청노조가 2006년 7월 13일 원청인 HD현대중공업에 단체교섭을 처음 요구한 이후 약 20년 만에 성사됐다. 특히 올해 3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원청과 하청노조가 공식 교섭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노사는 교섭 의제와 범위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사측은 상견례 이전에 교섭 의제와 기본 원칙부터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노조는 우선 교섭을 시작한 뒤 의제를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섭이 지연되자 하청노조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울산지노위는 지난 10월 29일 조정회의에서 휴가비·귀향비, 장학제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보장, 유해위험작업, 폭염 대책, 안전보호구 지급 등 6개 의제를 우선 교섭하도록 권고했다. 나머지 의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양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첫 상견례가 성사됐다.
다만 향후 교섭 과정에서는 임금과 성과급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이 예상된다.
하청노조는 임금 30% 인상과 원청 직원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 8시간 1공수(일당) 인정, 최소 5일의 유급휴일 보장 등 기존 요구안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요구사항이 실제 교섭 의제에 포함될지는 앞으로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교섭이 지연된 8개월 동안 하청 노동자들의 권익 개선도 그만큼 늦어졌다"며 "앞으로 노사가 다양한 의제에 대해 의견을 모아 하청 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섭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조선업 원·하청 교섭의 향방을 가늠할 사례로 주목된다. 향후 교섭 의제와 합의 수준에 따라 다른 조선업체의 원·하청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