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재판관 배출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유엔은 현지시간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고 내년 2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ICJ 재판관 5명을 선출했다.
한국에서는 백진현 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이 후보로 나섰으나 2차 투표 이후 출마를 철회하면서 한국인 최초의 ICJ 재판관 탄생은 무산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싱가포르의 레나 리, 요르단의 마흐무드 흐무드, 프랑스의 프랑수아 알라브륀, 영국의 다포 아칸데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당선됐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추가 투표가 진행된 끝에 케냐의 피비 오코와 후보가 최종 선출됐다.
ICJ 재판관으로 선출되려면 유엔 총회와 안보리에서 각각 절대 과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의 당선 기준은 총회 97표, 안보리 8표였다.
백 전 소장은 총회 1차 투표에서 92표를 얻어 당선 기준에 5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차 투표까지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백 전 소장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4년간 ITLOS 재판관으로 활동했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소장을 지낸 국제해양법 전문가다.
특히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국제분쟁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국제사법 분야 진출을 이끌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은 그동안 ITLOS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관을 배출했지만,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인 ICJ에는 아직 한국인 재판관을 진출시키지 못했다.
1945년 설립된 ICJ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국가 간 법적 분쟁을 해결하며, 유엔 총회와 안보리 등의 요청에 따라 국제법적 문제에 관한 권고적 의견을 제시한다.
재판관은 총 15명으로 임기는 9년이며, 3년마다 5명씩 새로 선출된다. 이번에 당선된 재판관들의 임기는 2027년 2월 6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백 전 소장의 당선을 위해 주한외교단 대상 홍보행사와 유엔 회원국 지지 교섭 등 외교활동을 펼쳤지만 첫 ICJ 재판관 배출에는 실패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한국의 ICJ 진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으며, 국제해양법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국제사법 무대로 확대하려던 노력도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