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탱크서 용접 준비하던 20대 숨져…고농도 이산화탄소 검출
21개월간 11명 숨진 대불산단 인근…또 조선현장 사망사고
전남 영암지역 조선업 현장에서 또 노동자가 숨졌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이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겠다며 대불산단을 직접 불시점검한 바로 그날 저녁 발생한 사고여서 지역 조선업계의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10분께 영암군의 한 조선소에서 20대 노동자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선박 내부 탱크 구역에서 용접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현장 감식에서는 해당 공간에서 용접 작업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가 높은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는 한편 작업 당시 환기와 가스 측정, 작업자 배치 등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산화탄소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고는 노동부의 대불산단 특별 안전점검이 실시된 날 발생했다.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대불산단 내 조선업 사업장을 불시에 찾아 고소·화기작업 등 고위험 작업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했다.
당시 점검에서는 안전난간과 작업발판 미설치, 안전통로 미확보, 용접기 배선 절연피복 손상, 고소작업 지휘자·유도자 미배치 등 여러 위험요인이 확인됐다. 노동부는 현장에서 즉시 개선을 지시했다.
대불산단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중대재해로 노동자 11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노동부도 반복되는 사고에 대해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 올해 2월에도 대불산단 내 조선소에서 선박 블록이 넘어지면서 30대 노동자가 숨졌고, 6월에는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몽골 국적 노동자가 약 700㎏짜리 배관에 부딪혀 사망하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이번 20대 노동자 사망이 대불산단 중대재해 집계에 포함되는지는 사고 원인과 사업장 위치, 산업재해 해당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 확정된다.
그러나 정부가 반복되는 조선업 산재를 막겠다며 현장점검과 감독 강화를 선언한 당일 또다시 젊은 노동자가 숨진 만큼, 일회성 점검을 넘어 밀폐·협소 공간 작업과 용접 등 조선업 고위험 공정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관리체계가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