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빙 뚫고 50일 항해…팬스타 아크로호, 북극항로 상업운항 가능성 확인
유빙 뚫고 50일 항해…팬스타 아크로호, 북극항로 상업운항 가능성 확인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10.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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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책브리핑
출처 정책브리핑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 북극항로 유럽 왕복…운항거리 35%·기간 10일 단축

서명원 선장 "빙해 항해 경험·데이터 축적 중요"…2030년 정기항로 개설 추진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럽 왕복 운항에 성공한 팬스타 아크로호가 50일간의 항해를 통해 새로운 국제물류 항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실제 수출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북극해를 통과하며 운항거리와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북극항로 상업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50일간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마치고 지난 11일 부산항으로 귀항했다.

이번 항해는 국내 컨테이너선이 실제 화물을 싣고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을 왕복한 첫 사례로,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 정책의 실질적인 운항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의 서명원 선장은 지난 13일 부산항 북항 제5부두에 정박한 선박에서 진행된 정책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북극해 항해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향후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과제를 설명했다.

서 선장은 이번 항해에서 가장 긴박했던 순간으로 유빙이 항로를 가로막았던 상황을 꼽았다.

당시 밤 9시께 유빙으로 항로가 막히자 선교에서는 되돌아가야 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서 선장은 직접 상황을 확인한 뒤 빙해 항해 전문가인 아이스 파일럿과 논의해 회항 대신 날이 밝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그는 "어두워서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면 날이 밝았을 때 다시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더니 3시간 정도 뒤 길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빙해 항해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되 최종 판단은 선장이 내려야 하는 만큼 북극항로에서는 선장의 경험과 신중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서 선장은 북극해의 급변하는 기상환경도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다. 강풍이 불다가도 짧은 시간에 날씨가 맑아지는 등 일반 항로와 다른 운항환경에 대응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번 시범운항에서는 북극항로의 거리와 시간 단축 효과도 확인됐다.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기존 수에즈운하 경유 항로는 약 2만km에 달하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3,000km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운항에서는 일부 구간을 우회했음에도 기존 항로와 비교해 운항거리가 약 35%, 운항 기간은 약 10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북극항로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화물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해양수산부가 시범운항에 앞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는 약 1,300TEU의 화물 수요가 파악됐지만 실제 수출화물은 737TEU에 그쳤다.

빈 컨테이너 202TEU를 포함한 총선적량은 939TEU였다.

권재근 팬스타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는 화물 영업 기간이 짧았던 점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면서 향후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면 화물 유치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귀항 과정에서 빈 컨테이너를 수송한 것은 이후 수출화물 운송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일반적인 컨테이너 해운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항해를 통해 축적된 빙해 운항 데이터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서 선장은 북극항로 첫 운항을 준비하면서 동일한 조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했던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다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축적한 운항자료와 정부가 지원한 사전 교육이 실제 항해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 선장은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길을 항해할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번 항해에서 얻은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시범운항에서 확보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2030년 북극항로 정기 서비스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빙등급 선박 확보와 안정적인 화물 수요 창출, 유럽 거점항만과의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대표는 북극항로 상업화를 위해 내빙등급 선박 확보에 필요한 정책금융과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운송거리와 기간 단축을 통해 국내 수출입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선박 건조와 기자재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타냈다.

서 선장 역시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부산에는 정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기항로 개설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팬스타 아크로호 귀항 환영식에 참석해 선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항해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실제 화물 운송으로 확인한 뜻깊은 도전이었다"며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는 부산과 동남권의 미래도 함께 열어가겠으며 긴 안목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항로 왕복 운항은 실제 화물 수송을 통한 항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정기항로 개설을 위해서는 계절별 빙해 운항 여건과 선박 확보, 운항비용, 화물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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