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결정권 지켜야”…인천시의회 여야, 4대 항만공사 통합 반대
정부는 통합 속도전, 인천시의회는 제동…“인천항 투자 후순위 안돼”
정부의 4대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둘러싸고 인천시 차원의 뚜렷한 공식 대응이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인천시의회가 먼저 공동 행동에 나섰다.
인천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인천항의 의사결정권과 자율성, 투자 여력에 대한 보장책 없이 조직 통합부터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을 향해서도 항만공사 통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인천시의원들로 구성된 ‘4대 항만공사 강제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인천시의회 의원 일동’은 지난 18일 시의회 본관 앞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현재와 같은 항만공사 통합방식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이 함께 참여해 인천항 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응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의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통합 이후 인천항의 ‘결정권’과 ‘투자 우선순위’다.
정부는 지난 3일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하나의 법인인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어 8일 4개 항만공사 사장단과 회의를 열고 ‘항만공사 통합법인 추진단’ 구성과 통합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인천시의회는 하나의 통합기관이 전국 주요 항만의 재원과 투자사업을 조정하게 되면 지역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고, 인천항에 필요한 사업이 적기에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천신항과 항만배후단지 확충, 인천내항 재개발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들이 통합 이후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가 통합에 앞서 인천항에 대한 중장기 국가재정투자계획부터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의회는 항만공사의 물리적 통합만이 효율화의 유일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각 항만공사의 설립 취지와 지역별 산업·물류 특성을 유지하면서 항만별 자율·책임경영을 보장하고, 공동사업이나 항만공사 간 협력을 확대하는 방식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의회는 “인천항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과 자율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조직 통합부터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항만공사 개편이 항만 경쟁력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지역사회와 충분히 협의한 뒤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해수부는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수부는 4개 항만공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면서 지자체와 관계기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관심은 인천시의 대응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의 독립성과 투자 결정권은 인천신항 개발과 배후단지 확충, 내항 재개발 등 지역 핵심 현안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통합 절차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여야 공동으로 먼저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인천시가 인천항의 자율성과 투자권한 문제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