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H 기준치 최대 17배 초과…납·아연도 기준 넘어
착공 10개월 만에 제동…정밀조사 두 달, 2030년 준공 차질 우려
사업 추진 10년 만에 가까스로 첫 삽을 뜬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이 공사 현장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7월 기초공사를 진행하던 중 오염이 의심되는 토양이 발견돼 현재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말 착공한 지 불과 10개월 만이다.
오염토 분석 결과 납이 기준치를 소폭 초과했고 아연은 기준치의 3배 이상 검출됐다. 특히 토양의 유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기준치의 최대 17배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오염 원인으로는 과거 어선 급유시설이 지목되고 있다. 어선에 기름을 공급하던 유류탱크와 연결된 관로에서 기름이 유출돼 장기간 토양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업 추진 측은 앞으로 약 두 달 동안 정밀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오염 범위와 정화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 공사 재개 시점도 오염 범위와 토양 정화에 필요한 기간이 확정돼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사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화 공사가 시작되면서 기존 위판장의 약 40%가 폐쇄돼 중도매인과 시장 종사자들은 이미 크게 줄어든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절반가량 줄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중도매인은 “실제 활용도는 50% 정도 줄었다고 보면 된다”며 “10만 개를 풀 수 있던 공간에서 5만 개밖에 처리하지 못한다면 우리뿐 아니라 시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오염토 정화로 공사 일정이 장기간 밀릴 경우 제한된 위판 공간을 장기간 사용해야 해 부산공동어시장이 처리할 수 있는 수산물 물량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사업계획 수립 이후 각종 행정절차와 사업비 문제 등을 거치며 약 10년 만에 착공했다. 그러나 착공 이후 다시 오염토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목표로 하고 있는 2030년 준공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