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에도 중국 조선업 질주…친환경 선박 앞세워 세계시장 장악
중국 조선업이 올해 상반기 선박 건조량과 신규 수주, 수주잔량 등 세계 조선시장을 대표하는 3대 지표에서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했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까지 강화되면서 한국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선박 건조량은 3,650만 재화중량톤(DW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2% 증가했다. 세계 전체 건조량의 62.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유지했다.
신규 수주는 1억2,106만 DWT로 전년 동기 대비 173.1% 급증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82.3%에 달해 글로벌 발주의 대부분을 중국 조선소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3억6,325만 DWT로 지난해보다 54.9% 증가했으며, 세계 전체의 71.2%를 차지했다. 수주잔량은 향후 조선소의 안정적인 일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중국 관영 CCTV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세계 3대 주력 선종에서도 중국이 모두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양적 성장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2일 장쑤성에서는 세계 최초 4만1,800톤급 양방향 자항식 셀프언로딩선을 인도했으며, 광둥성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LNG 이중연료(Dual Fuel) 추진 방식을 적용한 세계 최초 1만대급 자동차운반선(PCTC)을 인도했다. 이 자동차운반선은 한국 선사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과 업계는 해외 조선소와의 기술 협력과 생산관리 혁신, 대규모 공급망 구축을 통해 한국과 일본 조선소와의 기술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평가했다.
수출 의존도도 매우 높았다.
CCTV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수출용 선박은 전체 건조량의 94%를 차지했으며, 신규 수주의 93.4%, 수주잔량의 92.1%도 수출 물량이었다. 선박 수출액은 31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에 따른 유조선 발주 증가가 중국 조선업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조선소들은 대규모 생산능력과 부품 공급망을 기반으로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신속히 대응했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 의회는 중국 조선업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상선 건조산업 육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 조선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무역장벽만으로는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흔들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 등 범용 선종은 물론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조선기술까지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한국은 LNG 운반선과 초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AI 기반 스마트조선소와 미래 선박 기술 개발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