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HMM 운항 선박 ‘나무(Namu)호’ 폭발·화재 사고를 둘러싸고 이란 정부가 자국 연루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제3자에 의한 ‘위장공격(false flag)’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사진)은 최근 나무호 사고와 관련해 “사건 배후 세력의 정체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사고 발생 직후부터 면밀히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의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도 조사돼야 한다”며 “지역 불안정을 원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바가에이 대변인은 특히 제3자가 특정 국가의 소행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위장공격 가능성이 “현실적 위협”이라며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나마 선적의 나무호는 지난 5월 4일 아랍에미리트(UAE) 연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정박 중 폭발과 화재를 겪었다. 사고 당시 선박에는 선원 24명이 승선해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선박은 정밀 조사를 위해 UAE 항만으로 예인됐으며, 국제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고 직후 이란의 연루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국에 역내 해양안보 구상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주한 이란대사관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이란 군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운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요충지로, 상선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과 해상보험료, 선박 운항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운업계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선박 안전사고인지, 군사적 긴장 속에서 발생한 고의적 공격인지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선사가 운항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인근에서 피해를 입은 만큼, 국내 해운업계도 중동 항로 안전대책과 선원 보호, 전쟁위험 보험 부담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란 연루설과 위장공격 가능성 모두 조사 단계의 주장에 머물러 있다. 향후 UAE 측 조사 결과와 국제 전문가단의 분석, 미국·이란 간 외교 공방의 향방이 이번 사안의 책임 규명과 해상안보 대응 수위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