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와 관련해 “한국 선박이 단독으로 움직이다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사고 원인을 둘러싼 외교·안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그들의 선박이 공격당했다. 그들은 선박 대열에 없었고 혼자 행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선박은 박살이 났지만,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HMM 나무호 사고를 이란의 공격으로 단정하면서, 한국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통항 안전 작전,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에 호르무즈 임무 참여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HMM이 운용하는 파나마 선적 화물선 HMM 나무호는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원 인명피해는 없고 화재도 진압됐다. 정부는 선박을 인근 항만으로 예인해 피해 조사와 수리를 진행할 예정이며,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운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고 원인 규명보다 앞서 정치·군사적 프레임을 씌우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인이 외부 공격으로 확정될 경우 한국 선박은 미국 주도 보호체계 참여 논의와 직접 연결될 수 있지만, 기관실 사고나 다른 요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 선박 사고를 넘어 한국의 호르무즈 대응 기조를 흔드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선원 안전과 원인 규명을 우선하면서도, 미국의 협조 요구와 이란과의 외교관계, 중동 에너지 수송 안정성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