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해역 안보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가운데, 예멘 후티(Houthi) 세력이 홍해 및 아덴만 인근 상선 공격 재개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다시 긴장 국면에 진입했다.
국제 해사 전문매체 지캡틴에 따르면, 후티 고위 관계자 2명은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사일 및 드론을 활용한 해상 공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표적은 2024~2025년 홍해·아덴만 공격 캠페인 당시 타격했던 항로와 동일한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며, 공격은 “임박했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는 2025년 11월 중순 가자지구 휴전과 연계된 지역 긴장 완화 이후 약 3개월 반 동안 대규모 해상 공격을 사실상 중단해 왔다. 이번 발언은 그간의 ‘상대적 안정기’ 종료를 의미한다.
BIMCO “미·이스라엘 연계 선박 우선 위험”…오인 피격 가능성도 배제 못해
세계 최대 해운협회인 BIMCO는 후티의 과거 표적 선정 패턴을 근거로 “미국 또는 이스라엘과 사업·소유·용선·거래·기업 관계가 있는 선박이 우선적으로 높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BIMCO는 위험이 해당 선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거 공격 사이클에서도 명확한 연계성이 확인되지 않은 선박이 오인 피격되거나 무차별적 공격을 받은 사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홍해 및 인접 해역을 운항 중인 모든 상선이 잠재적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선주들은 △영해 내 대기 △걸프 연안 보호 구역 활용 △희망봉 우회 검토 등 시나리오별 대응을 내부적으로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용선계약 조건, 보험 인수 승인, 연안국 허가 등 복합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전쟁위험보험료 급등 가능성…항차당 수십만 달러 추가 부담 우려
보험시장도 즉각 반응할 전망이다. BIMCO는 “실질적 미사일·드론 피격이 재개될 경우 전쟁위험보험(War Risk Premium)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24~2025년 후티 공격기 당시 홍해 통과 선박에 부과된 추가 전쟁위험보험료는 항차당 수십만 달러에 달한 사례도 있었다. 미사일이나 드론이 실제 상선에 명중한 사건이 확인되면, 보험사는 통상 즉각 위험등급을 재평가한다.
이는 곧 운임에 ‘위험 프리미엄’이 전가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는 스팟 운임 상승 요인이 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물동 위축과 항로 재편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UKMTO, 걸프 전역 군사활동 경고…전자교란 위험도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페르시아만,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며 상선에 경계 강화를 권고했다. 특히 항법·통신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자 간섭 및 GNSS 교란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후티의 홍해 위협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겹치며, 중동 주요 해상 교통로가 동시 고위험 수역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U의 홍해 해군 작전인 ‘ASPIDES’는 “작전 구역 내 자산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NATO 역시 지역 정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전력 태세를 조정 중이라고 발표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교역로로, 정상 상황에서 전 세계 해상 교역량의 약 10~15%가 통과한다. 이전 공격기 당시 주요 컨테이너 선사와 유조선 운항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항차당 10~14일의 추가 항해와 연료비·탄소배출 증가를 감수해야 했다.
현재까지 후티의 실제 신규 공격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해군 및 상업 선사들은 위협 단계를 상향 조정하고 비상 대응 프로토콜을 가동했다.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선주들은 △항로 변경 △용선 성과(performance) 재협상 △보험 조건 재조정 △선원 안전 확보 등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다시 내려야 한다. 운임 시장도 즉각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후티의 해상 공격 재개 신호는 홍해와 걸프 해역을 다시 고위험 해상 전구(theatre)로 전환시키고 있다. 확정된 군사행동, 공식 보안 권고, 보험시장 경계, 산업계 경고가 동시에 맞물리며 글로벌 해운은 또 한 번 지정학 리스크의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관건은 후티가 실제로 지속적 공격으로 전환하느냐 여부다. 현실화될 경우 홍해–수에즈–걸프를 잇는 국제 해상 교통망은 다시 구조적 재편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