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의 취임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이재명 정부 첫 해양수산 수장’이자, 해양수도로서 부산을 전면에 내세운 정치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시점에서 우리 해양계는 장관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그는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비전을 위해, 정치적 셈법이 아니라 해양의 원칙으로 항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해양수산부 장관직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장관직을 ‘부산시장 출마용 명함’쯤으로 인식하는 시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를 불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실질적 성과와 리더십으로 해양수산 발전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진정한 해양강국의 밑그림을 장관이 그려내야만 국민은 그의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은 타당하다. 그러나 그 추진 방식은 더욱 정교해야 한다. 전국의 해양수산인들 중에는 소외감과 허탈함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양수산 행정의 무게추가 급격히 부산으로 쏠리는 현실 속에서 다른 지역의 균형과 역할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부산 중심의 전략이 곧 국가 전체의 해양 전략이라는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해수부 본부의 부산 이전은 민감한 사안이다. 현재 내부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수용 분위기지만, 해운물류기업과 산하 공공기관들은 정주 여건과 근무환경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인 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설득 없는 추진은 반발을 낳고, 정책 신뢰를 무너뜨린다. 장관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조율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대통령실에 신설된 해양수산비서관과의 소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일부 업계에서는 ‘수산편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항만, 수산, 해양환경 등 전체 분야를 아우르는 수장이다. 해운·항만산업의 육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장관이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
이밖에도 선박 수리산업, 해양플랜트 유지보수, 자율운항선박 제도 정비 등 산적한 과제들이 눈앞에 있다. 모두가 쉽지 않은 난제이지만, 장관이 ‘정치인 전재수’가 아닌 ‘해양행정가 전재수’로 중심을 잡고 나아갈 때, 국민은 비로소 그를 신뢰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다. 그 여정을 제대로 이끄는 것이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명이자, 이 시대에 국민이 기대하는 진짜 해양 리더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