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극 항로(NSR)가 전 세계 해운사들의 대안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이자 NSR 운영 주체인 로사톰(Rosatom)은 2025년 외국 선박의 NSR 운항이 전년 대비 최소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로사톰이 지난 5월 31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25년 NSR을 통해 항해를 계획 중인 외국 선박들의 신청 건수는 5월 27일 기준 196건에 달했다. NSR은 러시아 북극해를 따라 이어지는 항로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물류에 있어 수에즈 운하 대비 최대 10일 단축된 항해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특히 유럽과의 관계 악화 및 중동 해역 불안정성이 겹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유럽 수역을 우회하는 항로로 NSR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여름-가을(7월 1일~11월 30일) 사이에는 북극 해빙이 줄어들며 항해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로사톰의 핵 추진 쇄빙선 지원으로 통항 안정성도 높아진다는 평가다.
2024년 NSR을 통한 화물 운송량은 약 38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주요 품목은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였다. 이는 러시아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수에즈 운하에 대한 전략적 대체항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NSR은 전천후 항로가 아니다. 겨울철에는 두꺼운 해빙으로 인해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여름철에도 쇄빙선 동반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또한 보험료, 환경 규제, 사고 대응 인프라 부족 등은 글로벌 해운사들의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해운사의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에는 아제르바이잔 기반 선사 비스타웨이브(Vista Vvave Shipmanagement)가 처음으로 NSR을 이용하며 이목을 끌었고, 기존에는 러시아 국영 선사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NSR을 독점적으로 운영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해운 및 물류 업계가 새로운 전략적 물류 경로를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운송비 절감 및 시간 단축이라는 이점을 취할지, 혹은 북극 해역 운항 리스크와 보험 문제에 더 주목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로사톰은 "2025년 이후에도 외국 선박의 NSR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북극항로가 수에즈 운하를 보완할 수 있는 글로벌 전략 항로로 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향후 해양 물류의 지형이 어떻게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