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방문해 비과세 건의하고, 국회에서 생존토론회 열어 해결책 마련 나서
연안해운업계에서 생존과도 직결되는 고질적인 문제인 내항상선 선원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해운조합이 주관해 국회에서 '생존전략 대토론회'를 벌였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선원부족과 관련된 문제점과 정부의 정책 및 재정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만 되풀이 되었을뿐 임금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연안해운선사의 대책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채익 해운조합 이사장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수십여년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항선원 문제가 해결될지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박덕흠 국회의원과 문대림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해운조합이 주관해 지난 13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내항선원 부족 타개를 위한 연안해운 생존전략 대토론회'는 2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과 연안해운 및 언론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그만큼 내항상선 선원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면서도, 이채익 이사장의 영향력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채익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내항상선의 선원부족 문제로) 향후 선박의 운항조차 불투명할 수 있다는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선원 부족으로 인한 고령화와 이로 인한 안전 문제 등은 연안해운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도 이날 축사에서 "현재의 정책적 지원 수준만으로는 내항선원 감소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했다. 송 차관은 "우리 현실에 맞는 정책적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부 뿐만 아니라 사측과 노측, 또 해운조합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연안해운업계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을뿐 처우 개선 등 업계 차원에서의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있어서 외항과의 차별이 심하다, 영세하다"는 이유 등을 내서워 사실상 선원부족문제에 대한 해결을 내부에서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채익 이사장이 조합원인 해운선사의 대책도 이끌어내야 사실상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예산에서 정부에서도 업계의 이러한 호소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내항상선의 또 다른 한축인 선원노동계에서도 외항에 치중하면서 내항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측을 대표한 해운조합과의 협상에도 이견과 충돌로 마찰을 빚어왔다. 선원단체에서는 "해운선사가 선원에 대한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차관이 말한 '모두의 노력'이라는 말이 이러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발표자로 나선 정대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연안해운 선박의 규모가 작고 선령이 높아 승선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적선원 취업이 연평균 0.5%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연안해운 해기사의 75%가 60대 이상이다"면서, "이중 6급 해기가의 경우 98% 이상이 지정교육기관이 아닌 부원 출신이다"고 말했다. 내항상선 양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승선 기피와 이로 인한 선원부족, 예비원제도의 미흡, 고령화 등이 해양사고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923) 전체 해양사고 중에서 연안에서 발생한 사고가 92%에 달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정영석 국립한국해양학교 교수는 외국인 해기사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법률상 연안해운에서 외국인 해기사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장 앞에서 해운조합은 외국인 해기사 도입 찬성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정 교수는 "고사 직적인 연안해운업계의 명맥을 유지하고 심각한 선원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해기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법률 개정과 비자제도 활용방안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인현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내항상선 노사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내항상선 선원의 소득세 비과제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원양어선 및 외항상선의 선원들은 총 500만원의 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받고 있지만, 내항선원들은 승선수당을 제외하고는 단 한푼의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외항선원의 비과세는 국내 인프라를 활용하지 못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안다"면서, "내항선원도 선원이기 때문에 외항선원과 다르지 않다. 해운조합에서 조사를 통해 보고서를 제출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교육제도와 선원 유인책 등을 제시하며 선원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패널토론에서 이민석 해수부 선원정책과장은 "내항상선에 승선한 청년 선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근무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무분별한 외국인 해기사 도입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몰제로 외국인 해기사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현 에이치엔씨씨 대표이사는 "외국인 해기사 도입이 전면적으로 허가되기 어렵다면 일몰제 방식이라도 선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해기사 고용을 허가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규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장은 "(내항상선 선원의 비과세와 관련해) 카테고리화되어 있기 때문에 국외 근로자의 비급여에 내항선원을 끼워넣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내항선원에 대한 별도 카테고리를 만든다면 국내 건설 근로자도 이러한 요구를 해올 것이다. 건강보험료와 영향을 줄수 밖에 없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적선원 양성을 강조했다. 박영삼 선원노련 해운정책본부장은 "국적선원을 양성하고 유지하는 대책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임금의 인상이 있어야겠지만 한계가 있는 부분은 일부 동의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해기사 도입과 관련해서는 외항선원부문과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경민 삼표해운 대표이사는 "내항의 열악한 근무환경인 것은 인정한다. 여기에 비과세 혜택 등 외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내항에 맞은 정책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채익 해운조합 이사장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내항상선 선원직 유인을 위해 외항상선 및 원양어선과 동일한 월 500만원의 근로소득 비과세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이사장은 "내항상선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국회에서 진행하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정부 정책에 소외되었던 내항상선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해운조합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위원장, 정희용 간사, 박덕흠 위원, 문대림 위원, 이병진 위원, 문금주 위원 / 행정안전위원회 조승환 위원 / 국방위원회 임종득 위원 / 외교통일위원회 김건 간사, 김기현 위원 / 여성가족위원회 이인선 위원 /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위원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충권 위원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박성민 위원 / 교육위원회 서지영 위원 등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송명달 차관, 선원정책과 이민석 과장 / 기획재정부 최진규 소득세제과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종덕 원장(좌장) 및 해양수산 분야 주요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