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화 명분 내세운 탁상행정” 직격탄
“통합 아닌 자율성 강화가 해양강국 가는 길”
북극항로 시대 맞아 BPA 권한 확대 촉구
정부가 추진 중인 부산항만공사(BPA), 인천항만공사(IPA), 울산항만공사(U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등 4대 항만공사 통합 논의에 대해 부산지역 시민사회가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와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부산항발전협의회,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등 6개 단체는 2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만공사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항만은 단순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국가 물류를 책임지는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항만별 특성과 기능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효율화 논리만 앞세워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 현실을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산항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환적항이자 글로벌 컨테이너 허브로서 싱가포르, 상하이, 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만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논의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북극항로 시대 개막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중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산항만공사의 신속한 투자 결정과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부산항만공사의 권한 확대와 경영 자율성 강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중심항만, 여수광양항은 철강·석유화학 및 수출입 거점항만,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만으로 각기 다른 기능과 산업 생태계를 갖고 있다며 획일적인 통합 체계가 오히려 항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 주요 항만들이 중앙집권적 통제보다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항만 운영의 핵심은 중앙정부의 통제가 아니라 현장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고객 대응 능력”이라며 “항만공사를 중앙집권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에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수도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되면서 지역의 의견과 특수성이 반영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재율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공동대표와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 조삼현 동의대 해운항만물류전공 교수가 차례로 발언에 나서 항만공사 통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산항은 대한민국 해양수도이자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할 국가 핵심 인프라”라며 “부산항만공사의 경쟁력 강화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국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항만공사 통합이라는 획일적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항만별 특성과 경쟁력을 살리는 지역분권형 항만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한 각 항만공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