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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사)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에게 듣는다
파워인터뷰/ (사)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에게 듣는다
  • 해사신문
  • 승인 2023.04.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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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기사 부족 사태에 대해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나라가 선원공급국이 아닌 선원수요국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범국가적 정책과 시행이 시급하다."

(사)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은 지난 25일 부산에서 해양수산부 출입 해운전문지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해기사 부족 문제와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종태 회장은  "우수한 해기 인력이 해사산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도록 하고, 필요시에 다시 해상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적 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외항 상선 한국인 승무 해기사가 7500명이 필요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 해운업뿐만 아니라 선박관리산업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도 표했다.

다음은 김종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해기사 부족 사태에 대해 외국인 해기사 육성에도 해운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최근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서 발표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 외항선 1155척에 6898명이 승선 중이다. 

또한, 203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항선 국적 선대는 1541척으로 증가하고,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는 1만4729명으로 전망되지만, 현 상황을 유지시 실제 공급이 가능한 해기사는 6128명으로, 공급 부족이 8600명(항해 3372명 / 기관 2756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적 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외항 상선 한국인 승무 해기사 7500명이 필요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 해운업뿐만 아니라 선박관리산업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 해기사 확보를 위한 해기직 매력화 방안 수립과 이직률 감소 및 해상복귀 프로그램 운영 등 해기전승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외국인 해기사 육성은 차선책으로 먼저 우리나라 국적 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7500명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 및 달성을 위해 범국가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2007년 체결한 '외항상선분야 외국인 선원 고용범위에 대한 노사 간 합의'에 대한 신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외국인 선원의 승무 범위를 제한하는 체제에서 내국인 선원의 최소 승무인원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하여 현재 역삼각형의 해기사 상하 직급별 불균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렇게 개선하면 외국인 선원의 승무범위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해사기술인 제도를 도입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해·육상 해기인력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야 한다.

◆ 기관사 출신이라고 들었다. 특히, 기관사가 부족한 이유와 해결 방안은 있는지. 

기관사가 부족한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항해사는 선장, 도선사 등 장기승선에 대한 유인책이 있지만 기관사는 사실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관사는 육상에 진출할 수 있는 다른 직역군이 많이 있다.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앞서 언급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 자료'에 근거하여 척수로 환산하면, 1541척에 선장은 800척, 기관장은 673척에만 공급이 가능하다. 기관장과 1등기관사 등 상급해기사 부족이 심각하여 국적 선대 운항에 차질이 우려된다.

따라서, 해기직 매력화를 상급해기사 및 기관사에 대한 유인책 등으로 세분화하여 시행해야 한다. 대안으로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명장제도와 유사하게 가칭 '선박기술명장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해서 장려금 지급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해기사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기사의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해기사라는 직업이 갖는 기본적인 이(離) 가정성·사회성, 육상직 임금상승으로 인한 해상직 임금의 상대적 감소, 통신 제한, 선내 인권, 사회적 인식 등 너무나도 다양하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이 잘못되듯이 먼저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번에 한국해양수산연수원과 상호 협력하여 '선박직원의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방안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서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과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은 있지만, 기존 세대들의 눈높이에서 식별된 것이다. 
MZ세대 관점에서 바라본 장기승선 장려 방안이 무엇인가 확인하고자 연수원 교육생 중 초급해기사를 대상으로 그리고 양 해양대에서 실습을 마친 4학년 중심으로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통하여 정확한 니즈(Needs)를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고 시행하고자 한다.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토록 하겠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언급했다. 협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도 궁금하다.

그동안 정부 및 각 기관들이 선원 인력의 양성과 수급에 관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조치에 머물러, 장기적이고 효율성 있는 정책, 특히 해기직 매력화 중 상위직 해기사의 육성 및 해·육상의 해사 산업계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의 수립 및 운영을 위한 민간상설협의체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선주단체, 선원단체, 교육기관, 공익단체가 상호 간 업무 협약을 통하여 협의회를 발족했다.

해기전승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를 기존 노사 간 협의체에 맡겨두고 지켜보고 있기에는 골든타임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사 산업계라는 성(城)을 지키는 파수꾼의 심정으로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성이 곧 무너질 거라는 위험신호를 보내고 함께 협력하고자 협의회를 발족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성과라면 먼저, 각 기관이 해기단절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상호 간 협력하여 협의회를 발족시킨 것 자체의 의미가 크다. 또한 실무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여 대표 의장, 사무총장, 사무국, 미래해기인력연구소 설립 등 조직을 정비하고 비전, 전략목표 및 추진전략, 중점추진과제(29개), 2023년 중점추진과제(10개) 및 액션 플랜(Action Plan)을 수립하는 등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는 우리나라와 주요 선원 공급국 간 선박직원 임금비교, 해기전승을 위한 한국인 승무 해기사 유지인력 도출을 위한 분석 등 연구물은 협의회에 보고되었으며 자료를 희망하는 회원사들과도 공유한 바 있다.

앞으로 협의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먼저 협의회 구성 기관간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협의회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자 한다. 속도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해기전승이라는 공동의 목표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달려가야 한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선원 정책 혁신협의회'와 협력을 증진하고 미래해기인력연구소에서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원 정책 제2차 기본계획(2024~2027년)' 수립에 반영 및 활용될 수 있도록 해수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노조와도 연대하여 해기전승에 필요한 각 사안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역할 강화', '협회 재정 안정화를 위한 수익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떠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지.

현재 해상직 해기사의 구인 및 구직은 법적으로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등 매우 제한적이다.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역할 강화'는 해상직에서 육상직으로 전환 혹은 육상내 이직시 협회내 IT SYSTEM(마리너스잡, 협회 앱 e 海 마당 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구인 및 구직을 매칭시키도록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수한 해기 인력이 해사 산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도록 하고 필요시 다시 해상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협회의 재정 중 협회비는 약 42% 정도로 나머지는 광고비, 임대수익, 외국면허 대행 등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재정을 확보하지 않으면 협회의 운영은 물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시, 해수부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협회의 재정을 상당 부분 확보하였고 인력도 확충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부산시, 해수부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하여 재정확보는 물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이 협회 설립 70주년이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1984년 8월 4일 대한해원협회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957년 12월 21일 (사)대한해원협회 설립인가를 받았다. 1966년 4월 9일 (사)한국해기원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1973년 5월 1일 (사)한국해기사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내년은 우리 협회가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부터 코로나 등 여러가지 이유로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역대 회장과 협회 발전을 위해 수고한 해사 산업계의 주요 내외빈을 초청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70년 역사를 뒤돌아보고 앞으로 70년을 예비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해기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원 박물관, 마도로스의 거리 조성과 연계하여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회장에 당선된지 한달 여가 지났다. 소감과 당부의 말이 있다면.

지난 3월 22일 제69차 정기총회에서 제33대 회장으로 당선되었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면을 통하여 다시 한번 당선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해기전승을 위한 범국가적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전략과제 이행 ▲육·해상 해기사의 재취업 플랫폼 역할 및 친목 도모 ▲육·해상 해기사의 다양한 해기사 복지혜택 증진 ▲협회 재정의 안정화 등 공약을 실행하고자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실행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회원이 찾는 협회'의 비전과 함께 해기사를 위한, 해기사에 의한 단체로서 그 역할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실행에 옮길 것이다.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혼자만의 과업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해사 산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먼저, 해사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해기전승이라는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는 즉 공동의 목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는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설립 목적과도 일치하며, 각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의 장·단점을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 오롯이 함께 녹아 들어가야만 해기전승을 달성할 수 있다.

함께 가야 한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멀리 가는 것, 즉 해기전승을 달성해서 해사 사회가 영원하도록 유지·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를 빠름에서 '함께'로 변경해야 한다. 혼자서 빨리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함께 가는 것, 이것이 상생의 길이다. 해운전문지의 역할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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