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호르무즈 해협서 미군 교신에 선박 선원 공개 반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남측 항로가 안전하게 개방돼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상선들은 대부분 이란이 관리하는 북측 항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확인한 교신 녹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한 선원은 미군이 해상 무선으로 "호르무즈 해협 남측 항로는 계속 개방돼 있다"고 반복 안내하자 "꺼져(F--- off)"라고 거칠게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최근 오만 영해를 지나는 남측 항로를 미국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선박들의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항 데이터는 미군의 설명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선박 추적업체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선 9척은 모두 이란이 관리하는 북측 통항분리방식(TSS·Traffic Separation Scheme)을 이용했으며, 미국이 권장하는 오만 해역의 남측 항로를 이용한 상선은 한 척도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의 센티넬-2(Sentinel-2) 위성영상에서도 해협 내 선박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는 유조선 2척만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운항 현황은 미군이 "남측 항로는 안전하고 개방돼 있다"고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달리, 실제 해운업계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신중한 운항 전략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봉쇄를 위반한 선박을 회항시키거나 직접 승선 검문을 실시하면서 선박들은 어느 항로를 선택하더라도 군사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상선 운항 감소와 운임·보험료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번 내용은 WSJ가 확보한 교신 녹음과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보도로, 미 중부사령부는 남측 항로가 계속 개방돼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