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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에게 바란다…부산항을 시장(市場)으로 열어라
기고/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에게 바란다…부산항을 시장(市場)으로 열어라
  • 해사신문
  • 승인 2026.06.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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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해사신문 고문 / 전 항만산업CEO포럼 사무총장

6·3 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장으로 당선된 전재수 당선인이 '해양수도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고 북극항로 시대를 부산의 국가 전략으로 설계한 그가 부산시장에 당선된 것은, 그 자체로 부산항의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다. 필자는 해사(海事) 현장에서 수십 년을 보낸 사람으로서, 전 당선인에게 부산항 발전을 위한 몇 가지를 건의드린다.

전 당선인는 대통령 직속 국가해양전략위원회 설치, 해양경제부시장 신설, 해양금융·비즈니스·AI·트라이포트 4대 벨트 조성을 공약했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공약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부산항이 진정한 해양수도의 심장이 되려면, 거창한 조직 설계에 앞서 '항만을 시장(市場)으로 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부산항은 아직 닫혀 있다

한국전쟁 이후 안보 논리로 굳어진 부산항의 폐쇄적 운영 구조는 지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 부산항은 선박 급유 가격이 타 항만 대비 비싸고, 선박 수리 부두는 부족하며, 선용품 공급 인프라도 취약하다. 외국 선박관리회사가 부산에 둥지를 틀기 어렵고, 해운기업 본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세계 해운의 중심이 된 것은 지리적 이점이 아니라 '선박이 오고 싶은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 당선인이 설계한 해양수도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부산항을 진정한 개방형 항만으로 전환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 북극항로 시대, 부산항의 역할

전 당선인이 집권 여당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북극항로 추진본부 출범을 이끈 것은 평가할 만하다. 2026년 하반기 부산~로테르담 시범운항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북극항로를 오가는 선박은 쇄빙 기능을 갖춘 특수선박이다. 연료 보급, 수리·정비, 선용품 공급 등 종합 서비스 없이는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부산시장 당선으로,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쇄빙선 전용 수리·정비 부두 조성, LNG 등 친환경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 극지 특수선박 건조·정비 허브 육성을 실행 과제로 즉시 착수해야 한다.

■ 해운·물류기업을 부산으로

전 당선인은 해양비즈니스 벨트 조성을 공약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기업 유치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한국 주요 해운기업 본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다. 선박관리업, 해운중개업, 해사법률, 해양보험 등 고부가가치 해사 서비스 산업도 부산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세제 혜택, 임대료 지원,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 패키지를 만들어 해운 관련 기업들이 부산으로 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폐쇄적인 중국·일본과 달리, 우리가 더 시장 친화적이고 개방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 항만공사를 바꿔야 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민간경영 도입을 목표로 출범했지만, 조직 이익과 법률적 제약 속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산시장은 BPA 운영에 직접적 권한이 없지만, 해양수산부·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BPA의 경영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장기 정박 허용, 선박 매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현장에서 필요한 규제 완화를 중앙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관철시켜야 한다.

■ 공약이 아니라 실행을 바란다

전 당선인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부산항의 변화는 수십 개의 위원회와 벨트 조성 계획이 아니라, 선박 한 척이 더 들어오고, 기업 하나가 더 부산에 자리를 잡고, 선원 한 명이 더 부산에서 소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해양수도는 허울 좋은 선언이 아니라 피나는 실행의 결과물이다. 부산항을 철저한 시장 논리에 맞추어 전면 개방하라. 그것만이 전재수 당선인이 부산시장으로서 완수해야 할 첫 번째 과제이자 마지막 사명이다.

150년 전 부산항이 세계를 향해 문을 열었듯이, 이제 다시 한번 부산항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북극항로 시대의 새로운 100년은 개방형 부산항 위에서만 가능하다. 전재수 당선인이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본지 이정수 고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해양수도부산완성선거대책위원회 해양특위 고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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