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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KDDX 사업 '산넘어 산'…HD현대, KDDX 자료공유 가처분 신청
한국형 KDDX 사업 '산넘어 산'…HD현대, KDDX 자료공유 가처분 신청
  • 조선산업팀
  • 승인 2026.03.2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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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D현대중공업
출처 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경쟁입찰 국면으로 본격 진입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자료 공유를 둘러싸고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업 일정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RFP) 배포 및 기본설계 자료 공유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관련 보도들도 같은 취지로, 이번 신청이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기본설계 관련 핵심 자료가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3월 26일 지명경쟁 대상 사업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RFP를 배포할 예정이었다. 방사청이 가처분 신청 이후 전면 검토를 거쳤지만 일단 RFP 배포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만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5월 제안서 접수, 7월 사업자 선정이라는 당초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7조8000억 원으로 제시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6000톤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국내 수상함 설계·전투체계 통합 역량을 가늠할 핵심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사업 경과를 보면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각각 맡았으며, 기본설계는 2023년 12월 완료됐다. 통상적으로는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잇는 경우가 많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한화오션 개념설계 자료 촬영·유출 사건 이후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방사청은 이 방침에 따라 올해 3월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경쟁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가처분의 핵심 쟁점은 기본설계 결과물 가운데 어디까지를 공정한 입찰을 위한 공유 자료로 볼 것인지, 또 어디부터를 설계 수행사 고유의 영업비밀로 보호해야 하는지에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가 수행한 기본설계 결과물 전체가 아니라 일부 핵심 영업비밀에 한해 경쟁사 제공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최신 공법, 신기술, 제품 사양, 가격 등 입찰 경쟁력과 직결되는 정보가 포함돼 있어 해당 자료가 공유되면 심각한 불공정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가처분이 향후 지명경쟁입찰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방사청의 입찰 구조 자체를 다시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고, 기각되더라도 평가 과정에서 또 다른 쟁점이 남아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추가 보안 감점 적용 여부가 또 다른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함정 사업은 통상 소수점 단위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감점 여부는 최종 수주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사·방산업계에서 이번 사안을 주목하는 이유는 KDDX가 단순한 발주 경쟁을 넘어 국내 함정산업 생태계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가 더 늦어질 경우 전력화 일정 지연은 물론, 향후 후속함 건조와 국내 전투체계·조선 협력 구조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가처분 심리는 ‘영업비밀 보호’와 ‘경쟁입찰의 공정성’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 적용될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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