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마저 중국 추격 거세다…10월 수주 한국 추월, 점유율 42% 돌파
LNG선마저 중국 추격 거세다…10월 수주 한국 추월, 점유율 42% 돌파
  • 조선산업팀
  • 승인 2026.11.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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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형 LNG선 76척 발주…한국 44척·중국 32척으로 격차 좁혀져
중국, 10월 발주 7척 중 5척 확보…후둥중화·장난조선 중심 기술·건조능력 확대
中 조선소 2030년 이후까지 일감 확보…한국, 기술 초격차·수주 다변화 과제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시장을 주도해 온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의 월간 수주량을 앞질렀으며, 올해 누적 수주 점유율도 40%를 돌파했다.

중국은 낮은 선박 건조가격과 자국 LNG 수입 수요를 바탕으로 대형 LNG 운반선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조선소 가동과 해외 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누적 수주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LNG선 시장의 경쟁 구도가 과거 한국 중심에서 한·중 양국의 경쟁체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 대형 LNG 운반선 발주량은 총 76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척보다 약 4.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44척을 수주해 57.9%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중국은 32척을 확보해 42.1%를 차지했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LNG선 수주량이 3척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의 10배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 운반선 7척 가운데 중국 조선사들이 5척을 수주해 2척을 확보한 한국을 앞질렀다.

10월 한 달 기준 중국의 수주 점유율은 71.4%로 한국의 28.6%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월간 수주량은 대형 프로젝트의 계약 체결 시점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한 달간의 실적만으로 양국의 기술 경쟁력이 역전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이 기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LNG선 시장에서도 수주를 늘리고 있다는 점은 한국 조선업계에 중요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둥중화, 말레이시아 MISC LNG선 10척 확보…수주잔량 세계 최대 수준

중국의 LNG선 수주 확대는 후둥중화조선(Hudong-Zhonghua Shipbuilding)과 장난조선(Jiangnan Shipyard)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국영 조선그룹 CSSC 산하 후둥중화조선은 지난 10월 16일 말레이시아 해운회사 MISC와 17만4,000㎥급 LNG 운반선 5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후둥중화조선은 올해 1월과 2월에도 MISC로부터 동일한 선형의 LNG선 5척을 수주해 올해 MISC와 체결한 대형 LNG선 건조계약만 10척에 달한다.

특히 이번에 계약한 5척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의 LNG 운송사업과 연계돼 있으며, 2030년부터 약 20년간 장기용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 조선소가 자국 선주뿐 아니라 해외 대형 에너지기업과 국제 해운회사의 장기운송 프로젝트까지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둥중화조선의 LNG선 수주잔량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57척으로 확대됐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화물창 용량 기준 세계 LNG선 수주잔량의 21% 이상을 확보해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최대 수준에 올라섰다.

후둥중화조선은 올해 1\~10월에만 LNG선 15척을 수주했으며, 건조 일정도 2030년 이후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둥중화조선은 지난해부터 LNG선 전문 생산시설인 창싱다오 조선소를 본격 가동하며 건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조선소를 통해 대형 LNG선의 연속 건조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소들이 오랫동안 확보해 온 건조능력의 우위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난조선도 해외 선사 공략…ADNOC LNG선 6척 확보

중국 장난조선 역시 해외 LNG선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장난조선은 올해 1월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으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2척을 수주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 산하 ADNOC L&S로부터 17만5,000㎥급 LNG 운반선 4척을 약 9억달러에 수주했다.

ADNOC L&S는 8월 추가로 2척의 옵션을 행사하면서 올해 장난조선에 발주한 LNG선 규모를 6척으로 확대했다. 이들 선박은 2029년 인도될 예정이다.

주목되는 점은 중국 조선소들의 LNG선 건조 경험이 실제 인도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DNOC L&S는 올해 4월 장난조선에서 건조한 여섯 번째 17만5,000㎥급 LNG 운반선을 인도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주한 LNG선의 건조와 인도가 이어지면서 중국 조선사들은 선박의 성능과 운항 신뢰성을 입증할 기회를 늘리고 있다.

LNG 운반선은 영하 약 16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LNG를 운송해야 하므로 화물창의 안전성과 단열 성능, 추진기관의 효율, 증발가스 관리 등 고도의 설계·건조기술이 요구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러한 분야에서 축적한 건조 경험과 품질 신뢰도를 바탕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 조선소들이 대형 LNG선의 반복 건조와 해외 선주 인도를 확대하면서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조선소 건조 일정 포화도 중국 수주 확대 원인

중국의 LNG선 수주 확대를 단순히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주요 조선소들의 LNG선 건조 일정이 상당 부분 채워지면서 신규 발주 물량의 일부가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조선 전문매체 리비에라가 지난 8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해운시장 분석업체 반케로코스타의 랄프 레슈친스키 연구책임자는 중국 조선소의 LNG선 수주 확대 원인으로 한국 조선소들의 제한적인 건조 여력을 지목했다.

그는 한국 조선소들이 LNG선뿐 아니라 원유운반선과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의 수주도 확보하면서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케로코스타 자료에 따르면 한국 조선소들은 2026년 약 80척, 2027년 약 80척, 2028년 최소 60척의 LNG선 인도가 예정돼 있다.

반면 2024년과 2025년 연간 LNG선 건조량은 약 60척 수준이었다.

이는 한국 조선소들이 대규모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신규 발주를 수용할 수 있는 건조 공간과 인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조선소들은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빠른 인도 일정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며 해외 선주들을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NG 생산 프로젝트의 가동 시점에 맞춰 선박을 확보해야 하는 에너지기업들은 선박의 기술적 신뢰도뿐 아니라 인도 일정도 중요한 계약 조건으로 고려한다.

따라서 중국의 LNG선 수주 증가에는 자체 경쟁력 향상과 한국 조선소의 생산능력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LNG선 기술 우위 여전…2029~2030년이 경쟁 분수령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LNG선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의 기술적 우위가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합뉴스에 중국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자국 조선소에 발주 물량을 집중하고, 일본 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NG선은 선박의 기술적 신뢰도가 중요한 만큼 한국이 쉽게 추월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향후 수년간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LNG선의 실제 운항 성능과 장기적인 신뢰성이 중요한 경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2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후둥중화조선을 제외한 중국 후발 LNG선 건조업체들은 대형 LNG선 인도 경험이 아직 상대적으로 짧다.

LNG선은 통상 5년 주기로 주요 설비와 화물창에 대한 정기검사를 받는 만큼, 중국 후발 조선소들이 최근 인도한 선박의 장기 운항 신뢰성은 2029\~2030년 무렵 더욱 구체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이 기간에 LNG 화물창 관리와 증발가스 처리, 추진 효율, 자동화 및 운항 안전성 등 고부가 기술을 고도화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가격 경쟁만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선박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연료비와 유지보수비, 운항 안정성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LNG선 수주 편중 탈피…미래 선종·해외 생산기반 확대 과제

한국 조선업계는 중국의 시장 확대에 대응해 LNG선 중심의 수주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형 LNG선은 높은 선가와 기술적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선종 가운데 하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17만4,000㎥급 LNG 운반선의 신조선 가격은 약 2억4,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약 1억3,150만달러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조선소들이 기술과 건조능력을 확보해 가면서 향후 LNG선 시장에서도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이 기존 자국 화주와 국영 에너지기업 중심의 발주를 넘어 말레이시아와 UAE 등 해외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조선업계가 주목해야 할 변화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의 기술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차세대 친환경 선박과 고부가 특수선, 해양에너지 설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생산설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조선소 활용과 생산 효율화, 숙련인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HD한국조선해양도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후둥중화조선과 장난조선을 LNG선 시장의 주요 경쟁업체로 지목했다.

중국 조선소들이 낮은 가격과 중국 관련 LNG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올해 LNG선 시장은 한국이 누적 수주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10월 월간 수주에서 한국을 앞지르고 연간 누적 점유율 42%를 확보했다는 점은 고부가 선박시장에서 한국의 경쟁 우위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안심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한국 조선업계가 LNG선의 기술적 신뢰도와 건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글로벌 조선시장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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