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통항 전 후티에 ‘이메일 허가’…선사들 비공식 안전확인 나서
홍해 통항 전 후티에 ‘이메일 허가’…선사들 비공식 안전확인 나서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11.0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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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컨테이너선 ‘Zhong Cheng Chang Ling’, 7일간 통항 승인 받아 
AIS·VHF 상시 작동 조건…국제 해사당국은 HOCC 접촉 자제 권고

가상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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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항하려는 일부 상선들이 예멘 후티 반군 측에 이메일로 선박 정보를 사전 통보하고 사실상의 ‘안전 확인’을 받는 비공식 절차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선박 선장과 후티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입수·분석한 결과, 일부 선사들이 후티가 운영하는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umanitarian Operations Coordination Center·HOCC)’에 선박 정보와 항해계획을 전달하고 통항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OCC는 후티가 2024년 초 설립한 조직으로, 선사들의 통항 문의를 처리하고 후티가 자체적으로 정한 해상운송 제한이나 제재 기준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사들은 이메일을 통해 선박의 선적과 소유·관리회사, 승조원 국적, 예상 통항 일정 등을 전달하고, 해당 선박이 이스라엘이나 미국, 영국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박은 후티가 지난 7월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해상운송 제한을 준수하겠다는 내용까지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측이 요청에 응답할 경우 통상 24시간 이내 회신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컨테이너선 ‘Zhong Cheng Chang Ling’호다.

WSJ가 확인한 이메일에 따르면 이 선박은 지난 9월 후티 측으로부터 7일간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아덴만, 아라비아해를 통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후티 측은 통항 조건으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VHF 채널 16을 지속적으로 작동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국제항로를 이용하고 AIS를 끈 선박이나 군함 주변을 피하며, 의심스러운 활동을 발견할 경우 이를 신고하라는 지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Zhong Cheng Chang Ling호 선장은 WSJ에 선박관리회사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추가적인 안전조치 차원에서 후티 측과 접촉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이메일 절차가 홍해를 통항하는 모든 선박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후티는 미국·영국·이스라엘과 연계되지 않은 선박은 원칙적으로 통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일부 선사들이 추가적인 안전확인을 위해 HOCC에 자발적으로 접촉하는 방식에 가깝다. 

특히 국제적으로 인정된 항행 허가제도는 아니다.

국제 해사당국의 공식 지침은 선박들이 HOCC와 접촉하거나 후티 측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실제로 상당수 선사는 이러한 절차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후티를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있어 선사들이 후티 측과 직접 연락하는 것 자체도 법적·제재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최근 홍해와 수에즈항로로 복귀하려는 선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실제 항행환경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선사 입장에서는 희망봉 우회에 따른 추가 항해일수와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홍해 복귀를 검토하고 있지만, 동시에 후티의 공격 가능성과 보험·안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선사들은 후티 측의 이메일 확인을 추가적인 위험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공식 절차가 홍해 해상안보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해 통항이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선사들이 사실상 무장세력의 자체 기준과 통항 조건까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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