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권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Islamabad Memorandum of Understanding)' 후속 조치로 오만과 이란이 공동 실무협의체(Joint Working Group)를 구성해 해협 운영 방식과 해상서비스 체계 협상에 착수했다.
오만 외교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무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의 무스카트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항행관리 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공동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향후 협의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관리 방식 ▲선박 대상 해상서비스 제공 체계 ▲관련 비용 부과 문제 ▲안전관리 체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성명은 "서비스 제공과 관련 비용(associated costs)"을 협의 대상으로 명시해 향후 통항료 또는 해상서비스 요금 체계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안과 직결된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수역이며 어떠한 국가도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며 "국제수로에서의 자유항행은 국제법상 보장된 권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이란은 해협 관리권이 자국과 오만 등 연안국의 주권적 권리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양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모든 조치는 연안국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운업계는 이번 협의체 출범이 단순한 안전관리 차원을 넘어 호르무즈 해협 운영체계 자체가 재편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이란 합의에 따라 상선들은 60일 동안 통행료 없이 항해할 수 있다. 이란은 이 기간 동안 안전 항행을 보장하고 기뢰 제거 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60일 유예기간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혁명수비대(IRGC)는 하루 통항 선박 수를 제한하는 사실상의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오만과 이란의 공동관리 논의까지 시작되면서 향후 선박 통항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공동 실무그룹에는 향후 걸프 연안국들과 이해관계국들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들의 입장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논의의 초점은 통행 재개 여부였지만 이제는 누가 관리하고 어떤 비용을 받을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며 "통행료라는 표현 대신 항행안전 서비스 비용이나 해상교통 관리비 형태로 새로운 비용 체계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60일간의 무상 통항은 사실상 과도기적 조치"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운영 모델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선사들의 비용 부담과 항행 절차 변화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