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일일 통항량 통제…'완전 재개방' 논란
하루 36척만 통과…호르무즈 사실상 쿼터제 운영
통행료는 없지만 통제는 있다…이란, 호르무즈 관리권 유지
미국과 이란이 60일 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됐지만, 이란이 사실상 선박 통항량을 직접 통제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입장을 전하는 파르스(Fars) 통신은 23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혁명수비대 해군과의 조정에 따라 매일 일정 수의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허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허용되는 선박 수는 매일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일일 통항 쿼터(Quota) 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한 항행 자유'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앞서 미국은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를 통해 60일간 통행료 없는 항행 재개와 상업선박 통항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란은 해협 관리권이 여전히 자국에 있으며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항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상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해운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22일 기준 최소 36척의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SNS를 통해 "약 1,900만 배럴의 원유가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레퍼는 현재 통항량이 여전히 전쟁 이전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전쟁 이전에는 하루 평균 약 120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현재는 30~40척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유예하는 대신 통항량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수역으로 규정하며 통행료 부과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란은 해협 관리권과 해상서비스 제공 권한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오만과 IMO(국제해사기구)가 발표한 단계적 선박 철수 및 통항 관리 체계와도 맞물린다. 현재 선박들은 지정된 임시 항로와 대기구역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IMO는 안전 확보를 이유로 선박군(Group)별 통항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란산 원유 수출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제재 대상인 초대형 유조선(VLCC) 3척이 총 6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를 적재한 채 싱가포르로 향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도 최근 수출량이 전쟁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됐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자유 통항 체제가 아니라 관리 통항 체제에 가깝다"며 "하루 통항 선박 수 제한과 선박군별 이동 방식이 유지되는 한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