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장관 “장애 없는 항행 위한 정치·기술적 합의 필요”
이란은 기뢰 사고 잇따라 발표…“사전 조율 없는 선박 통항 불가” 경고
오만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치·기술적 협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충돌과 상선 피격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양국은 단순한 긴장 완화를 넘어 해상교통로 안전과 국제무역·에너지 흐름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합의를 구축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만 외교부에 따르면 바드르 빈 하마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5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장애 없이 재개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정치적·기술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최근 협상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양측은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을 일시적인 정전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합의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무역과 에너지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운항 방식과 기술적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만 외교부는 이 같은 합의가 궁극적으로 전쟁 상태를 끝내고 역내 충돌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또 향후 합의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모든 당사국의 정당한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며, 기존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만과 이란은 앞으로 외교·기술협의를 계속하고 역내 안보와 안정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 여름부터 이어져 온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협상의 연장선에 있다.
오만과 이란은 지난 8월에도 공동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임시 항로를 개설하고 공동 기뢰제거 작업을 추진하는 단계적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양국은 임시 통항로를 먼저 마련한 뒤 향후 영구 항로와 해협 관리방식, 정보 공유, 선박 교통관리, 항행·보안서비스 등을 협의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해상에서는 긴장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동쪽 해역에서 다수의 유조선이 기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이란 측은 5일에도 유조선들이 사전 조율 없이 ‘비안전 해역’에 진입했다가 기뢰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항법장비를 끈 상태였다고 이란 측은 밝혔다.
이란 해군은 선주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안전하지 않으며, 이란 측과의 사전 협조 없이 통항하려는 선박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이란 측의 기뢰 충돌 주장과 선박의 항법장비 운용 상태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확인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부 관련 보도 역시 이란 측 발표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아락치 장관은 오만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역내 국가 외교장관들과도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지역 안보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협의했다.
이란 측은 이들 통화에서 최근 역내 정세와 외교적 안정화 노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하고 있는 연안국이자 최근 미·이란 간 협상에서 중재 역할을 수행해온 국가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문제에서도 이란과 직접 협상하면서 임시 통항로, 기뢰 제거, 영구 항로 관리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만·이란 협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유조선과 LNG선 등 에너지 운반선의 운항 리스크가 크게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란이 선박 통항에 사전 조율을 요구하고 있고 해협 인근에서 기뢰 사고와 상선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완전한 자유항행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의 관건은 임시 통항로 설치와 기뢰 제거, 선박 교통관리 방식, 이란의 통항 승인 요구와 국제적인 자유항행 원칙 사이의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