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물선 13척, 러시아 나홋카항에 집중 출현…석탄 밀수 의혹
북한 화물선 13척, 러시아 나홋카항에 집중 출현…석탄 밀수 의혹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11.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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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 달간 14차례 입항 추정…유엔 제재 대상 선박도 포착

선박자동식별장치 위치 조작 정황…러시아산으로 위장해 중국 수출 가능성 제기

북한 화물선들이 최근 러시아 극동 나홋카항의 석탄터미널 주변에 집중적으로 출현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석탄 밀수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매체 NK프로(NK Pro)는 5일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북한 국적 선박 최소 13척이 러시아 나홋카항에서 위치정보를 송신했으며 일부 선박에서는 위치 조작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업체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올해 나홋카항에서 AIS 신호가 확인된 북한 선박은 17척으로, 총 20차례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4차례가 10월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달 나홋카항 인근에서 포착된 북한 선박 13척 가운데 최소 9척은 석탄터미널 주변에 위치정보를 송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박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북대봉(Puk Dae Bong)'호를 비롯해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 '덕성(Tok Song)'호, 미국 제재 대상 '금성7(Kum Song 7)'호 등이 포함됐다.

일부 선박에서는 AIS 위치정보와 실제 위성사진이 일치하지 않는 정황도 발견됐다.

북한 화물선 '덕흥(Tok Hung)'호는 지난 10월 14~15일 나홋카 석탄터미널에 접안한 것으로 위치정보를 송신했지만, 당시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해당 위치에 선박이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의 실제 위치를 숨기거나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표시하는 이른바 'AIS 스푸핑(Spoofing)'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인 닐 와츠는 북한 선박들이 러시아 항만을 이용해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위장한 뒤 중국 등으로 수출하거나, 러시아산 석탄을 대신 운송하고 곡물·무기 등 다른 대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피터 워드 연구위원도 북한 선박의 불규칙한 AIS 송신이 북·러 간 민감한 교역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선박의 운항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나홋카항을 방문한 북한 선박들은 주로 소형 어선이나 냉동운반선이었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벌크선들이 등장했다.

NK프로 분석에 따르면 올해 나홋카항을 방문한 북한 선박의 평균 재화중량톤수(DWT)는 1만2,754톤으로, 지난해 826톤보다 크게 증가했다. 평균 선박 길이도 59m에서 123m로 늘었다.

북한 선박의 나홋카항 방문 횟수는 지난해 33차례에서 올해 20차례로 감소했지만, 선박 규모가 커지면서 운송 가능한 화물량은 오히려 확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북한산 석탄의 우회 수출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군수물자나 곡물 등의 운송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AIS 신호와 선박 이동 기록만으로 실제 석탄 밀수나 무기 운송이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 선박의 실제 적재 화물과 거래 상대방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분석은 실제 화물의 종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기된 의혹이지만, 대북제재 대상 선박의 움직임과 AIS 위치 조작 정황이 함께 포착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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