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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1조7000억원 승부수…'컨테이너 편중' 벗어나 벌크·에너지 운송 키운다
HMM, 1조7000억원 승부수…'컨테이너 편중' 벗어나 벌크·에너지 운송 키운다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07.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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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8척·VLGC 2척 등 총 10척 신조 발주…2030년 벌크선 110척 확대 목표
장기운송계약 확대·친환경 선대 구축으로 시황 변동성 대응…글로벌 종합해운사 체질개선 가속

HMM이 1조6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신조선 투자를 단행하며 컨테이너 중심의 사업구조를 벌크·에너지 운송 중심으로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과잉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구조적인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장기운송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6641억원을 투자해 뉴캐슬막스(Newcastlemax)급 벌크선 8척과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 등 모두 10척의 신조선을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선박은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발주 가운데 벌크선에는 LNG·암모니아·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사용이 가능한 트리플 연료(Triple Fuel) 추진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VLGC는 이중연료(Dual Fuel) 추진 방식으로 건조된다. 친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연료 전환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컨테이너 의존도 낮추고 벌크사업 확대

이번 투자는 단순한 선대 확충이 아니라 HMM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현재 HMM 매출의 약 84~85%는 컨테이너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선복 공급 확대와 미·중 무역갈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컨테이너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일 사업구조의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9주 연속 상승하며 3000선을 돌파했지만, 운임 상승에도 불구하고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큰 폭의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벙커유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긴급유류할증료(EBS)가 비용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운임 상승 효과가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컨테이너 운임 강세 역시 미국의 고율 관세 시행을 앞둔 '밀어내기 수요' 성격이 강해 하반기에는 운임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장기운송계약으로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

반면 벌크사업은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은 통상 5~20년 단위의 장기 계약이 가능해 단기 운임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HMM도 이러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와 총 1조660억원 규모의 10년 장기 철광석 운송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발주한 뉴캐슬막스 벌크선 역시 발레 운송계약 확대와 연계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스선 역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HMM은 최근 스위스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더 머큐리아(Mercuria) 계열사와 신조 VLGC 2척에 대해 2029년부터 7년간 나용선(Bareboat Charter)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최대 3년의 연장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이 인도되기 전부터 장기 용선처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벌크사업, 실적 방어 핵심 축으로 부상

벌크사업은 이미 HMM 실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벌크부문 영업이익은 약 83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31%를 차지했다.

2024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벌크부문 비중이 3.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핵심 수익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벌크선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44척이던 벌크선대는 올해 5월 말 61척으로 늘었으며, 건화물선뿐 아니라 자동차운반선(PCTC), 가스선, 다목적선 등으로 선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10척 발주까지 더하면 HMM의 비컨테이너 사업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030년 벌크선 110척…글로벌 종합해운사 도약

HMM은 지난해 발표한 '2030 중장기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벌크선대를 110척으로 확대하고 벌크사업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총 5조6000억원을 투자해 장기운송계약 확대와 친환경 선대 확보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VLCC, 수에즈막스, MR탱커, VLGC 등 에너지 운송 선대도 꾸준히 확대하면서 컨테이너·벌크·탱커·가스선으로 이어지는 종합 해운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이번 투자가 단기 시황 대응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과 친환경 규제 강화에 대비한 중장기 전략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컨테이너 운임은 지정학적 변수와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구조"라며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한 벌크사업 확대는 불황기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HMM이 벌크와 에너지 운송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글로벌 종합해운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컨테이너 시황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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