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주말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음에도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통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이 2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Kpler)와 LSEG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LNG선 Wadi Al Sail, Mekaines, Al Sadd, Mesaimeer 등 4척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걸프만 안으로 진입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LNG 수출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이번 LNG선 통항 재개는 걸프 지역 에너지 수출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선박 통항량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2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5척에 불과했다. 하루 전 26척과 비교하면 80%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이 최근 60일 휴전 연장 및 평화협상에 합의하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면제하고 통항을 재개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주말 레바논 공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다시 해협 봉쇄를 선언한 상태다.
그럼에도 원유 수송은 일부 재개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21일 하루 동안 55척의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며 약 1,7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글로벌 시장으로 수송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UAE, 쿠웨이트, 이라크산 원유를 적재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3척이 해협을 빠져나갔으며,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VLCC 3척도 항해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일본 선박들의 움직임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지난주 한국 선사가 운항하는 선박 2척이 중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밝혔다.
일본선주협회 역시 분쟁 초기 45척에 달했던 일본 관련 선박이 현재는 37척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부 선박들이 안전 확인 후 걸프만을 빠져나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물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본 MOL의 다무라 조타로 CEO는 “정치적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선사들이 실제 안전성을 확인하기까지 수주에서 최대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LNG선의 통항 재개는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많은 선박이 대기 중이거나 AIS를 끈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며 “기뢰 제거와 군사적 긴장 완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운항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