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남미 최대 항만인 산투스항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 터미널 ‘테콘 10(Tecon 10)’ 개발사업의 입찰 구조를 확정하면서 글로벌 해운·항만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브라질 연방감사원(TCU)은 최근 회의에서 해당 사업을 2단계 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고, 1단계에서는 기존 터미널 운영사의 참여를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12월 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머스크(Maersk)·MSC·CMA CGM 등 기존 운영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TCU는 시장 집중도를 우려해 기존 사업자의 초기 참여를 금지하는 것이 신규 운영자의 진입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머스크는 “여러 정부 기관의 기술 검토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필리핀의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 ICTSI는 “신규 플레이어의 실질적 시장 진입을 돕는 모델”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테콘 10은 산투스항 사보아 지역 약 62만㎡ 부지에 연간 350만TEU 처리 능력을 갖춘 4개 선석을 조성하는 남미 최대 규모의 항만 개발 프로젝트로, 총 10억~11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산투스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최대 50~60% 확대하고, 항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방감사원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입찰 일정은 이미 지연된 상태다. 기존 운영사에게 참여를 허용하되, 낙찰 시 자산 매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기존 운영사 배제 방식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입찰 공고는 연내 발표가 어려워졌으며, 입찰 서류 제출까지 최소 45일 이상이 소요돼 실제 참여 경쟁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브라질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HMM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MM은 지난 5월 현지 법인 ‘HMM BRAZIL LTDA’를 설립하며 남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으며, 브라질 규제기관 Antaq와의 회동에서 테콘 10 입찰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MSC·머스크 등 기존 운영사들이 1단계 입찰에서 자동 배제되면서, HMM은 필리핀 ICTSI, 중국 COSCO, 브라질 JBS 등과 함께 첫 단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터미널 운영 참여가 HMM의 장기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HMM은 자체 터미널 운영을 통해 남미·대서양 항로에서 물류 조정력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으며, 터미널 수수료 수익 확보와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산토스항은 아시아–남미 항로 물동량 증가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이번 입찰 결과는 향후 남미 해상 물류 구도 전체를 흔드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테콘 10 입찰은 단순한 터미널 사업이 아니라 남미 해운 시장의 패권을 재편할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입찰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기존 운영사의 법적 대응, 브라질 정부의 입장 조정 여부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이번 구조 조정으로 HMM은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로 도약할 수 있는 사상 최대 규모의 남미 시장 기회를 잡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