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우리나라 선박들이 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대부분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약 넉 달간 이어진 해상 위기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한국 선사 운용 선박 2척이 추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면서 해협 안에 남아 있는 우리 선박은 모두 3척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1척은 지난달 미사일 공격을 받아 두바이에서 수리 중인 HMM '나무호'로, 다음 달 중순 이후 출항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척은 화물 선적과 해외 선주사의 운항 일정 등을 마치는 대로 해협을 빠져나올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현재 우리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 가운데 통항을 계획한 모든 선박은 해협을 빠져나온 상황"이라며 사실상 특별한 사정이 있는 선박을 제외한 모든 한국 선박이 안전하게 해협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 선박 26척이 약 2천여 척의 세계 각국 선박과 함께 해협 안에 고립됐으며, 글로벌 에너지와 해상물류 공급망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정부는 즉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해양수산부는 비상대책반과 24시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주말에도 매일 상황회의를 열어 선박 운항과 선원 안전을 점검했다.
특히 장기간 해협에 머물러야 했던 선원들의 생활 여건 유지에도 집중했다. 선박별 식량과 식수, 연료 확보 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정신적 불안을 겪는 선원을 대상으로 원격 심리상담도 지원했다. 일부 외국 선박이 식량 부족 등을 겪은 것과 달리 우리 선박은 비교적 안정적인 선내 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 국면은 지난달 초 HMM 컨테이너선 '나무호'가 군사적 공격을 받으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정부 조사 결과 나무호는 이란 측 대함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선박은 크게 손상됐지만 한국인 선원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지원했고, 지난달에는 HMM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에 입항하기도 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이번 중동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세계 각국 선박 40여 척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선원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한국인 선원은 모두 43명으로, 한국 선박에 승선한 13명과 외국 선박에 승선한 30명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종전 합의 이후에도 일부 상선 피격 사건과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잔류 선박 가운데 1척도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외 선주사와 통항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남아 있는 한국 선박 3척이 모두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올 때까지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상황을 면밀히 관리하고 안전한 통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