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7-02 16:51 (목)
"혼자 배 묶다 목숨 잃었다"…금속노조, HD현대삼호 중대재해 책임 규명 촉구
"혼자 배 묶다 목숨 잃었다"…금속노조, HD현대삼호 중대재해 책임 규명 촉구
  • 조선산업팀
  • 승인 2026.06.26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드 전경 /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야드 전경 /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2인1조 원칙 무너져 사고 발생" 주장…인력 충원·특별근로감독 등 요구

금속노조가 HD현대삼호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인력 부족과 안전관리 부실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 충원 없는 K-조선이 중대재해를 낳았다"며 HD현대삼호 대표이사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책임 규명, 특별근로감독 실시 등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께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에서 건조 중인 선박(S8313호선)의 안벽 접안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노동자는 선박을 안벽에 고정하기 위해 로프를 묶는 작업을 하던 중 선박이 움직이면서 보조로프가 끊어졌고, 반동으로 메인로프가 노동자의 얼굴을 강타했다. 이어 노동자는 충격으로 비트(Bitts)에 머리를 부딪혔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같은 날 오후 7시 46분 숨졌다.

금속노조는 사고 당시 대형 선박 접안 작업이 사실상 1인 작업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HD현대삼호의 표준작업지시서에는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 로프 작업자를 포함해 총 4명이 한 조를 이뤄 작업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사고 당시에는 인력 부족으로 재해 노동자가 홀로 로프를 감는 작업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망한 노동자가 18년 경력의 숙련공이었음에도 혼자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는 작업 환경이었다며,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2인 1조 작업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조선업 호황에도 충분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금속노조는 "숙련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생산 일정은 더욱 촉박해졌고, 사고 당일에도 접안 작업과 진수식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력 부족으로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했다"며 "안전보다 생산성을 우선한 작업 방식이 결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작업 방식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조는 현재처럼 장력이 걸린 로프를 작업자가 직접 손으로 감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위험성이 높다며, 일부 조선소에서 운영 중인 윈치(winch) 장비를 활용한 작업 방식 도입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 잠수작업 사망사고, 2025년 추락 사망사고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을 언급하며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HD현대삼호에 대해 ▲대표이사 및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책임 규명 ▲표준작업지시서에 따른 인력 충원 ▲사업장 전반 위험요소 개선 ▲협력업체를 포함한 특별안전교육 및 안전점검 ▲사고 목격자 등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는 ▲중대재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대표이사 엄중 처벌 ▲HD현대삼호 특별근로감독 실시 ▲안전보건진단 명령 ▲작업중지 범위 확대 ▲표준작업지시서 준수 여부에 대한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한 작업뿐 아니라 사업장 전체의 위험요인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며 "회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정부도 책임 있는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