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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선박에 시장 접근세”…美 해양패권 복원 구상, 세계 해운 질서 흔드나
“외국산 선박에 시장 접근세”…美 해양패권 복원 구상, 세계 해운 질서 흔드나
  • 해운산업팀
  • 승인 2026.02.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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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최대 1.5조달러 기금 조성·미국 선단 확대·조선 투자 패키지 제시…글로벌 발주·항로 전략 재설계 촉발 가능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해양 패권 복원’을 내걸고 외국산 상선의 미국 항만 기항에 보편 수수료(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식 문서에 담으면서, 글로벌 해운·조선 시장의 비용 구조와 발주 지형이 흔들릴 조짐이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국가안보보좌관 겸임)과 러셀 보트 백악관 관리예산국(OMB) 국장 명의로 42쪽 분량의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AMERICA’S MARITIME ACTION PLAN)’을 공개하고, 상선·조선·항만·인력·조달을 한 번에 묶는 ‘패키지’ 처방을 제시했다.

핵심은 “시장 접근의 대가”를 제도화하는 방식이다. 행동계획과 ‘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 정책 구상은 외국에서 건조된 상업용 선박이 미국 항만에 입항할 때, 해당 선박이 싣고 온 수입 화물 중량(kg)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기는 방안을 권고했다. 문건은 kg당 0.01달러(1센트) 부과 시 10년 약 660억 달러, kg당 0.25달러(25센트) 적용 시 10년 약 1조5000억 달러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적시하며, 이를 ‘해양안보 신탁기금(Maritime Security Trust Fund)’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노리는 효과는 비용 징수에 그치지 않는다. 입항료가 현실화되면 선사들은 미국 기항 서비스의 선형·스케줄·환적 구조를 재설계할 유인이 커지고, 화주와의 계약에서는 운임 전가(서차지) 협상이 전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량 기준 부과는 고중량·저단가 화물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화물 믹스에 따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행동계획은 동시에 한국·일본과의 조선 협력을 문서에 명기했다. 백악관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강화된 협력을 통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국, 일본과의 미국 조선 재활성화에 대한 역사적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까지 최소 1500억 달러의 미국 조선산업 전용 투자를 확보했다”고 언급했는데, 국내에서는 이를 한미 무역 합의 과정에서 거론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성격의 조선업 투자 패키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해외 조선사 활용 방안으로는 이른바 ‘브리지 전략(Bridge Strategy)’도 제시됐다. 미국과 선박 판매 계약을 체결한 외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 인수 또는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본을 투입하고, 궁극적으로 미국 내 생산 체계를 갖출 때까지 초기 물량 일부는 자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단계적 협력을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모델이 본격 작동하려면, 미국 연안 운송 선박의 미국 건조·미국 선적·미국인 소유(지분 75% 이상) 등을 요구하는 존스법(Jones Act) 등 규제 장벽을 어떻게 다룰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번 계획의 배경으로 미국 상선 건조 기반의 급격한 위축을 직접 언급했다. 백안관은 “미국에서 건조되는 신규 상업선은 1% 미만”이며, 전체 조선소가 66개에 불과해(활동 조선소 8곳 등) 국가 우선순위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달·규제 절차를 단순화하고, 장기적 재원과 수요를 제공해 미국적(US-flag) 상선단과 해기사(마리너) 기반을 재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리하면,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은 외국산 선박 입항료로 재원 마련 → 해양 번영구역(MPZ) 등 인센티브로 산업·인력 흡인 → 미국 선박 선호제 강화로 수요 창출이라는 3단 구조로 요약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 조합이 시행 단계로 들어갈 경우, 미국향 서비스의 비용과 네트워크가 먼저 재편되고, 이후 조선 발주가 ‘가격’ 중심에서 ‘미국 내 생산·동맹국 분업·규정 준수’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조선·해운업계로서는 미국이 제시한 ‘브리지 전략’이 기회(초기 물량 국내 건조 여지)가 될지, 혹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공급망 현지화 압력으로 작동할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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