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바다의 날을 맞아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한 국내 대표적인 항만예선업체인 (주)흥해의 배동진 대표이사는 "국가 차원에서 항만예선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훈장을 준 것이 아니겠느냐. 이번 계기로 항만예선업의 역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예선업은 해운 및 항만산업의 부대업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수십여 년 동안 예선업계에 몸담으면서 우리나라 예선업 발전에 기여한 배 대표의 이번 금탑산업훈장 수훈이 앞으로 예선업 이미지 쇄신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세기 가까이 항만예선업의 현장을 지켜온 그에게 LNG연료 예선, 순수전기추진 예선 개발, 예선 산업의 제도 개선 등 굵직한 업적과 앞으로의 비전을 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들었다.
◆ 항만의 안전 지키며 54만 회 예선 지원… “기술과 책임감이 만든 숫자입니다”
< 반세기 가까이 예선 산업에 몸담아 오셨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1972년 창립 이래 저희 흥해는 1974년 인천항에서 민간 예선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평택·당진항, 보령항까지 영역을 넓혀 2022년 말 기준 누적 54만 회가 넘는 예선 서비스를 제공했죠. 사고 한 건 없이 안전하게 선박을 항만으로 안내하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 “친환경 선박은 선택 아닌 필수”… LNG 예선 3척 성공적 운용
< 금탑산업훈장 수훈의 핵심 공로 중 하나가 친환경 선박 개발입니다.>
“2019년 이후 정부가 노후 예선의 연료 전환을 추진하면서, 저희는 가장 먼저 LNG연료 예선을 도입했습니다. 한국가스해운 대표 시절 ‘송도호’를 건조했고, 이후 (주)흥해 대표로서 ‘골드캐슬호’, ‘그린캐슬호’를 건조·운영했습니다. 특히 열교환장비 운영기술 제안으로 LNG 100% 로드 운항이 가능해졌습니다.”
< LNG 예선 외에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계시죠?>
“그렇습니다. 순수전기추진 예선 개발을 위해 2023년 ‘선박연구소’를 설립했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과 협업해 기술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미래 예선시장의 방향은 전기와 자율운항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 길을 열어가는 중입니다.”
◆ “민간도 학술을 한다”… 예선의 미래 50년 제시
<지난해 발간한 ‘예선의 현재, 미래 50년 전망’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예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고 싶었습니다. 민간업체가 자발적으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연구서를 낸 사례는 드뭅니다. 원격조종, 자율운항 등 예선 기술의 변화가 가파르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ISO 인증, 조정경기, 박물관 기증까지… “해운의 사회적 책임”
<항만안전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 오셨습니다.>
“2021년 국내 예선업계 최초로 ISO 인증(9001, 14001, 45001)을 취득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서도 필요했지만, 궁극적 목적은 ‘안전’이었습니다. 또 해양 유물 195점을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기증하고, 조정협회장을 맡아 시민 스포츠 저변 확대에도 힘썼습니다.”
◆해운업계 미래 세대 위해… 장학재단 설립과 인력 양성
<해운 인력 양성과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서강대에서 10년에 걸쳐 박사 학위를 받았고, 교수로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2019년에는 ‘해봉꿈이음장학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양계 고교·대학에 2억7000만원, 약 200명의 장학생을 후원했습니다. 해운의 미래는 사람입니다. 우수한 인재가 현장으로 유입되어야 산업이 지속됩니다.”
◆ “민간이 할 일, 정부가 할 일… 해운이 함께 가야 한다”
<우리 해운산업의 미래를 위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입니까?>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민간의 자발성과 실행력이 함께할 때 시너지가 납니다. 저희는 LNG 예선과 전기추진 예선을 민간 차원에서 먼저 해냈습니다. 해운산업은 그 자체로 국가의 힘입니다. 다음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바다를 남기기 위해 더 많은 분들이 뜻을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 배동진 대표이사는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인재다. 서강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해운업을 공부했다. 특히, 우리나라 제1호 공인도선사인 선친 故 배순태의 유지를 받들어 해운 및 항만업에 뛰어들어 흥해를 국내 대표적인 업체로 육성했다. 인천시조정협회장으로 '인천 1위'를 달성했으며, 재단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