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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총성에 수출길 막혔다…"운임 두배에도 선박 없어" 울상
중동 총성에 수출길 막혔다…"운임 두배에도 선박 없어" 울상
  • 해운산업팀
  • 승인 2024.01.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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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금준혁 강태우 기자 = 중동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며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물류의 길목이 막히며 운임이 한달새 두배 급등했음에도 선박이 부족해 구하지 못한다. 특히 전자업계에서 오랜 기간 공들여온 신흥시장인 중동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309.38포인트(p) 오른 2206.03p로 집계됐다. 지난 12월15일(1093.52p)에 비해 두배 이상 올랐다.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에 있는 홍해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세계 물동량의 30%가 오가는 수에즈 운하가 멈추자 글로벌 물류 적체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기존에는 유럽을 향하는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 유럽으로 갔지만 분쟁 이후로는 운항일수가 15일 늘어난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주도 연합군이 후티의 본거지를 타격했지만 오히려 후티가 미군 함대를 향해 미사일을 쏘며 반격하는 등 악화일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유조선이 이란 해군에 의해 나포되며 호르무즈 해협까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 노선의 해운운임이 한달만에 1TEU당 1175달러(12월15일)에서 지난주 2224달러까지 치솟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오래 걸리긴 해도 희망봉 우회로가 있는 수에즈 운하와 달리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연안의 주요 중동국을 오가기 위해서는 지나야만 하는 곳이다. 흔히 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로로 알려져 있지만 중동으로 들어가는 상선도 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붕괴 및 수요 증가로 선박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데, 납기의 문제가 있어서 운임을 추가하거나 부가 비용을 일부 내더라도 선박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며 "선박 중간 경유지를 통한 환적 등 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과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법원 명령에 따라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하는 가운데 이란도 자국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과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법원 명령에 따라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하는 가운데 이란도 자국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특히 이들 중동지역은 전자업계에서 미중 패권 경쟁으로 매출이 줄어든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상반기에 주력인 TV를 필두로 청소기, 냉장고, 세탁기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중동 수요 잡기에 나섰다. 중동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고 소비계층의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유독 높다.

실제로 LG전자의 최근 3년간 중동·아프리카 매출은 2조2120억원(2020년)→2조7747억원(2021년)→3조3572억(2022년)으로 평균 23%가량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동·아프리카 현지 생산·판매법인 인력을 보충하며 신흥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전보다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물류비 증가가 장기화되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HMM(011200)이 속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1만6000TEU급 초대형선 1척을 주에 1회씩 운항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수에즈 운하에 비해 길목이 넓고 물동량은 적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HMM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HMM은 유럽행 선복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북유럽에 1만1000TEU급 1척, 지중해 노선에는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긴급 투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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